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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통일부 폐지 논란…野 '이준석 리스크'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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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작은 정부론'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물론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표심 분열 등 '이준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창원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여야를 막하고 집중 공격을 받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선 이 대표가 이대남(20대 남성) 등 특정 집단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이준석 리스크(risk)'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11일 취임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여가부‧통일부 폐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 수장으로 선출되기 이전부터 자신의 저서 '공정한 경쟁'에서 여성할당제 폐지 등을 주장했던 이 대표는 이같은 주장이 '작은 정부론'에 기반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가부 폐지 찬반 여부에 "제 책에도 그렇게 사실상 (폐지하자고) 썼다"며 "큰 틀에서 여가부 폐지만 다룰 게 아니라 보수 진영은 원래 '작은 정부론'을 다룬다"고 말했다. 여가부‧통일부의 폐지가 아닌 업무조정 필요성 주장에 대해선 "집을 정리할 때 과감히 버려야 할 것도 있다"고 사실상 폐지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논쟁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면서 본격 불이 붙었다. 여기에 이 대표도 지난 7일 "나중에 우리 대통령 후보가 되실 분은 폐지 공약은 제대로 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왼쪽), 하태경 의원.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왼쪽), 하태경 의원. 윤창원 기자 
이 대표가 여가부 폐지 입장을 표명한 직후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국민의힘 내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정부의 효율성 측면에서 없애야 할 첫 번째가 여가부는 아니다. 여가부 폐지 갈등으로 문재인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을 개혁동력을 떨어뜨리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문제의 원인은 제도가 아니라, 운용에 있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통일부 폐지 주장 또한 당내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통일부가 할 일은 당장 통일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서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것"이라며 "서독의 경우 내독관계부(최초에는 전독일문제부)가 담당을 했었다"고 통일부 존치를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당초 '작은 정부론'에 기반해 여가부‧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예상과 다른 반발에 출구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여성부 폐지를 내걸고 뻘짓을 하다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니, 출구전략으로 애먼 통일부를 끌어들여 철 지난 작은 정부 타령 모드로 갈아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조직개편을 지적하려면 기재부 등 예산 운용의 규모가 큰 부처들이 많은데 굳이 여가부와 통일부를 먼저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20대 남성들의 주목도가 큰 여성 차별과 통일 문제를 의도적으로 공략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PK 지역 초선의원도 "해당 부처 폐지 문제는 이 대표의 개인 의견일 뿐, 당론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론 여가부나 통일부 논란은 운용의 문제지 부처의 존립을 거론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30대 나이로 제1야당 수장으로 선출되면서 개혁 이미지를 얻었지만, 다소 가벼운 행보와 과거 발언 등으로 인해 향후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K 지역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유 전 의원의 여가부 폐지 주장을 우회적으로 도우려다가 스텝이 꼬인 것 같다"고 했고,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기부금 입학제 도입에 찬성하거나 엘리트주의 동조 등 자신의 책에 쓴 부분과 평론가 시절 발언들이 결국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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