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왼쪽)을 암살한 용의자 6명이 붙잡혔다. 연합뉴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을 암살한 용의자 6명이 붙잡혔다. 아이티계 미국인 2명도 포함됐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옹 샤를 경찰청장은 이날 TV브리핑에서 "암살 용의자들과 밤늦게까지 총격전을 벌인 결과 6명을 체포했고 시신 3구를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샤를 청장은 "이제 우리는 주동자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티아스 피에르 선거‧정무장관을 인용해 체포된 6명 중 한 명이 하이티계 미국시민권자인 제임스 솔라지스라고 보도했다. 피에르 장관은 또 체포된 인원 중 적어도 아이티계 미국인이 1명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천 명의 시민들은 용의자들이 구금된 경찰서 앞에 모여 "그들을 불태우라"고 외쳤다.
현재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모이즈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이후 부패 의혹과 경제 운영 방식, 권력 강화 등 그의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아이티에 계속 있었다.
연합뉴스 한지만 모이즈 대통령의 사망 이후 아이티 정치는 진짜 혼란에 빠졌다.
1987년 재정된 헌법상 대법원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은 개헌안에는 총리가 맡거나 의회가 대통령을 뽑도록 돼 있다.
현재 대법원장은 지난달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정치 불안 속에 2019년 말 총선을 치르지 못해 현재 의회도 없는 상태다. 모이즈 대통령이 새로운 총리로 지명한 아리엘 앙리는 아직 취임 선서를 하지 못했다.
야권의 지지를 받는 앙리 지명자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임시 총리인) 클로드 조세프는 더이상 합법적인 총리가 아니다"라며 "외교장관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 아이티 특사는 조세프 임시 총리에게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지도자로 남아 달라고 요청하고, 모든 정당에게 정쟁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모이즈 대통령은 전날 사저에서 무장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아 다쳤고 치료를 받고 있다.
보치트 에드몽 주미 아이티 대사는 "모이즈 대통령이 잘 조직된 외국의 전문적인 킬러에게 당했다"면서 "킬러들은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으로 위장해 침투했다"고 설명했다. DEA 아이티 지부는 정부의 마약 반대 프로그램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