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발효소스토굴에 설치된 VR체험관. 순창군 제공 전라북도 출연 기관인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이 특정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순창군이 해당 업체와 5억 원짜리 '단독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순창군은 공개 입찰도 수의 계약도 아닌, 해당 업체만 콕 집어내 사업 계획서를 받고 전북콘진원 공모에 단독 응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콘진원은 2018년 1월 '1시군 1콘텐츠 개발지원 사업'을 공고했다. 시군별 특색 있는 문화관광자원에 VR과 AR을 접목한다는 취지였다.
해당 공고에 단독 응모한 순창군은 전북콘진원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고 발효소스토굴에 VR체험관을 설치했다. 순창군의 대표 씨간장 비법서를 탈환하는 내용을 담은 총기류를 이용한 1인칭 슈팅게임이다.
사업 계획은 순창군이 세웠지만, 시행은 전북콘진원이 맡았다.
5억 원이 투입된 사업 예산은 전북콘진원 2억 원, 순창군 3억 원을 각각 부담했다.
순창군 VR체험관 참여기관으로 지정된 A업체. 순창군 제공
논란은 순창군이 당시 전북콘진원 건물에 입주해 있었던 A업체와 컨소시엄을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전북콘진원의 당시 사업 공고문을 보면 '도내 기업을 포함한 프로젝트 컨소시엄 단위 과제지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에 따라 순창군은 VR 업체 중에서도 유독 A업체와 함께 사업을 준비했고 다른 업체는 단 1곳도 사업계획서를 받지 않았다.
길거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VR 체험시설은 학술적 연구나 특허 공법처럼 고도의 전문 기술이 필요한 성격의 사업이 아닌데도 특정 업체와 '단독 계약'을 맺고 컨소시엄 사업까지 진행한 것이다.
앞서 A업체는 군산과 익산 등 전북콘진원의 굵직한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공개 입찰과정에서 심사 논란, 원청에게 하도급 압박 등의 의혹이 나오고 있다.
순창군 관계자는 "인터넷을 보고 업체를 추렸고 실적 등을 따지다 보니 A업체와 계약을 맺게 됐다"며 "A업체 사업 계획서만 받아 본 것은 맞지만 선정 과정에서 주변의 권유는 없었고 실무자의 판단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전북콘진원 관계자는 "당시 담당자는 퇴사했다"며 "사업계획을 보고 심사를 거쳐 사업을 시행한 것으로 본다. 해당 업체를 소개하거나 권유하지 않았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