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제공문화체육관광육부가 '이건희 기증관' 예정지로 서울 2곳을 결정하면서 치열한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을 벌여왔던 경남의 3개 시군과 정치권이 "또 수도권 중심주의"라며 즉각 반발했다.
창원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가 나서 서울 건립 결정 규탄과 철회를 촉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는 7일 창원시청 정문에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문체부의 발표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최우선적 국정과제로 표방해온 현 정부의 자기부정이며, 수도권 집중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망국적 결정"이라며 "결국 정해진 답을 내놓고, 비수도권 지자체에겐 선심이라도 쓰듯 알맹이를 쏙 뺀 빈 껍데기만 건네주며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국립문화시설 지방 확충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문화분권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을 제안했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고향임을 내세우며 유치운동을 펼쳤던 진주시도, 정부의 이번 발표는 "문화분권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문화적 소외 해소를 염원하는 지자체들에게 많은 허탈감을 안겼다"고 반발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발표가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문화적 소외 해소를 통한 문화균형발전을 간절히 염원하는 진주시와 많은 지자체에 많은 허탈감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함께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의령군도 성명을 내고 "애당초 서울을 염두에 두고 답을 정했고, 생색내기로 지방에 유치전을 펼친 것이 아니냐"며 "이번 발표에 지방은 안중에도 없었고 배려도 없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상남도 역시 "더 이상 지방의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과 기대, 국민의 문화 기본권 향상에 대한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부울경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공동성명을 냈다. 의원들은 "지역균형발전, 지역문화분권은 아랑곳없는, 오로지 '수도권 중심주의' 발상"이라며 "안 그래도 코로나 대확산으로 서울 등 수도권이 초비상인데, 문화는 또다시 '서울 집중'인가"라고 비판하는 등 정치권도 이번 정부 결정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