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여성 쓰러졌는데…남성들 외면했다?[이슈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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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하철서 여자 쓰러졌는데 남성들 모른 척했다' 글 올라와
최초 신고자 "남자들도 도와줬다" 반박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하철역에서 쓰러진 여성을 남성들이 외면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성이 짧은 반바지를 입어 신체 노출이 조금 있어 어떤 남성들도 부축하거나 도울 생각을 하지 않더라"라는 내용으로 여러 매체에서 앞다퉈 보도됐다.

이 과정에서 '핫팬츠녀', '성추행 몰릴까 봐'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됐고, 누리꾼들의 성별 논쟁으로까지 불거졌다.
 
이후 해당 게시물이 돌연 삭제됐다가 '지하철에서 생긴 일 원글 작성자입니다'라는 새로운 게시물이 지난 6일 같은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A씨는 "원글이 저의 실수로 삭제돼 다시 그때 정황을 세세하게 서술한다"며 "맞은 편에 서 있던 여성분이 힘없이 쓰러졌다. 앉아있던 20대 여성은 놀라 어딘가로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쓰러진 여성을 팔다리를 잡고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제 옆의 젊은 남성은 그냥 핸드폰만 하고 있었다. 정말로 남성분들이 쳐다볼 뿐 옮길 의지가 없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재차 전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머리로는 뭐든 도와야 한다고 하는데 몸이 가질 않았다"며 "아줌마 몇 분이랑, 아까 그 신고한 여성분이 부축해서 플랫폼 쪽으로 눕혔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는 "요즘 젠더 문제로 흉흉해 그런 상황이 안타까워 글을 올렸는데 이런 큰 파장이 올 줄 몰랐다"고 전했다.

해당 글은 다시 인용돼 보도됐다. 기사 댓글에는 "남자 승객들이 잘 배웠네 앞으로도 이래야 된다", "내 눈앞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라도 안 도와줄 것", "여친이나 와이프 말고는 도와주지 마라"는 등의 누리꾼 반응이 이어졌다. 응급상황에 처한 여성을 잘못 도와줬다가 강제추행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A씨의 입장에 반박하는 내용의 글이 같은 날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본인을 최초 신고자라고 밝힌 B씨는 "(여성이 제 위로 쓰러지자) 순간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그분 주위로 몰려왔다"며 "제가 바로 119에 신고하니까 119구조대원 분들이 일단 바깥으로 옮기라고 해서 여성 한 분과 남성 두 명이 그 분을 들어서 압구정역에서 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의 주장과 크게 다른 상황. B씨는 그러면서 당시 신고 내역과 지인과 나눈 대화 등을 캡처해 함께 게시했다.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신고 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신고 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실제로 CBS노컷뉴스가 7일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문의한 결과, B씨가 119에 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3일 오후 5시 48분쯤 지하철 3호선에서 한 여성이 쓰러졌고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회복된 상태여서 병원 이송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B씨는 이어 "지하철은 응급환자 발생 시 멈춘다고 잠시동안 멈추고 역무원분들 바로 달려와서 장화 벗기고 처치했고, 간호사로 보이는 여성분도 달려와서 도와주셨다"며 "딱히 핫팬츠도 아니었고 장화도 신고 계셔서 성추행이니 뭐니 할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도와주시는 분들은 그냥 자리가 멀리 떨어져 있거나 해서 안 도와주신 거지, 정말 순식간에 사람들 몰려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도왔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그때 저는 우리나라 아직 살만하구나 느꼈다"며 "제대로 상황을 보지도 않으신 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상하게 글을 퍼 날라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지 않는 사회가 될까 무섭다"고 덧붙였다.
 
B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아파서 쓰러진 사람한테 핫팬츠녀? 이 정도면 고소당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인터넷에서 소문이 퍼지다 정말 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 분이 못 받을까 봐 걱정이다", "왜 확인도 안 하고 기사를 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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