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진급 및 보직 신고식을 마치고 박 총장의 인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 여파로 공군 수장이 교체되고 군 검찰의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박인호 신임 공군참모총장이 2일 보직신고를 마치고 업무를 시작했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에 따르면 박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직신고를 마친 뒤 공군의 에어쇼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영국 공군의 특수 비행팀인 '더 레드 애로우스'의 에어쇼를 지켜보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한국 공군의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를 소개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질문에 "우리는 국제대회에서 1위를 수상한 '블랙 이글스'가 있다며, 우리 팀은 하늘에 글씨도 쓰고 G7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박 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공군 조종사로부터 4대의 비행기로 G7을 쓸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 G7을 쓸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본 것.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2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환담에서는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은 대신에 병영문화 개선과 군검찰 개선책 등이 거론됐다.
박경미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겨 군 통수권자로서 마음이 무겁다"며 "취임을 계기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병영문화를 혁신해 진정한 강군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군이 국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왔고, 방역물자를 전달하거나 재난시 국민의 무사 귀환을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병영문화만 개선되면 국민으로부터 더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취임을 계기로 공군이 지휘관부터 병사까지 서로 배려하고 사기 충만한 군이 되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박 총장은 "그동안 공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았지만, 최근 신뢰를 잃었다"며 "법과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이 성찰하고 바뀌어 제도가 직접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환담에 배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군검찰·군사법원 개혁이 필요하다"며 "군사들의 피복, 먹거리, 숙소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