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상직 의원. 송승민 기자
이스타항공에 500억 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이상직 의원의 변호사 측이 사임했다. 이 의원은 법정에서 재판을 연기할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절됐다.
전주지법 등에 따르면 이 의원 측 변호인은 재판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오후 사임했다.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의 1심 첫 공판이 2일 전주지법에서 열렸다.
이 의원은 이날 재판에서 방어권과 변론권 보장 이유로 "재판을 연기하고 변호사를 재선임해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어 "변호인들이 수사기록을 다 검토 못 해 재판일정 변경을 요구했으나 재판부에서 불허해 사임했다"며 "만류했으나 변호인들의 사임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판부도 변호사가 재판 전날 오후 4시에 사임해 당혹스럽다"며 "계속해서 변호인의 사임과 선임 문제를 이유로 재판을 쉴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변론권과 방어권을 침해했냐"고 반문하며 "나중에 변호인과 피고인의 반대신문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이 진행되자 이 의원은 재차 자리에서 일어나 "몇 주 동안 준비시간을 주면 재판에 응하겠다"며 "변호사를 재선임하겠으니 퇴정을 허락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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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요구에도 재판부는 "허락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퇴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재판을 강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재무팀장이자 이 의원의 조카인 이모(42)씨에 대한 검찰 측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한편, 이 의원은 2015년 11월 이스타항공 계열사가 보유한 544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녀가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에 105억 원 상당에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한 주당 1만 원대인 이스타항공 주식을 현저히 낮은 주당 2천 원으로 거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이스타항공 계열사를 통해 이스타항공에 대한 부실채권을 취득해 채권의 가치를 부당하게 상향 평가한 후, 당초 변제기보다 조기에 상환받아 56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이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스타항공 계열사의 자금 약 59억 원을 개인 변호사 비용, 생활비 등 용도로 임의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27일 증거 인멸 등을 이유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