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신세계와 네이버 연합군이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쥐면서 이커머스 판도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네이버-쿠팡 양강 체제였던 구도가 깨지고, 신흥 유통 '공룡'이 탄생하면서 하위권 주자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반면 고배를 마신 롯데는 롯데온을 통해 차별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는 네이버-신세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신세계 연합군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롯데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두 유통 공룡의 싸움은 신세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인수 가격에서 네-신 동맹이 롯데에 비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최종 승자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신세계가 4조 이상 가격을 써 냈고, 롯데는 3조 중반대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초 몸값 5조원을 제시한 이베이로서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네이버-신세계 동맹의 손을 들어주게 됐다.
황진환 기자
인수 주체는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 금액 80%은 신세계가, 20%는 네이버가 부담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지난 7일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참여했고 매도자인 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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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베이코리아 플랫폼에 신세계 유통망 더한다면…쿠팡 로켓배송 능가하는 배송 서비스 가능성도신세계는 자체 플랫폼인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동안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은 미비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부터 야구장까지 오프라인에서 영역을 활발히 확장하는 데 비해 온라인에서는 좀처럼 유통 강자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신세계 SSG닷컴의 거래액은 3억 9000원으로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4% 수준이었다.
판을 바꾼 계기는 신세계가 이커머스 신흥강자인 네이버와 손을 잡으면서부터다.
정용진 신세게 부회장은 지난 1월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직접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났다.
이후 네이버와 신세계는 2천 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으며 동맹 체제를 단단히 했다.
네이버를 등에 업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4조원이라는 '통큰' 베팅으로 인수전에서 승리하면서 단숨에 이커머스 상위권에 올라서게 됐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0조원으로 네이버(27조원)와 쿠팡(22조원)에 이은 3위다.
신세계가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외연을 더 넓힐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전국 곳곳의 유통망을 활용한 빠른 배송 서비스도 도입할 수 있어 향후 쿠팡의 로켓 배송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한형 기자
네이버 역시 신세계의 유통망과 신선식품 판매-배송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턱밑까지 네이버를 쫓아왔던 쿠팡과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준비중인 카카오와의 격차도 벌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롯데는 인수 후 겪을 수 있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해 인수금액을 보수적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그간 M&A에서 과한 금액으로 베팅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적정가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점유율 5%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롯데가 이번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하위주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된다면 상위권 업체의 과점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신세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위 주자와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롯데가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건지가 향후 롯데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