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상직 의원. 송승민 기자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인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재판에 넘겨져 직영형을 받은 첫 번째 사례다.
이 의원과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주시의원 2명도 직위상실형을 받았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무소속 이상직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이 의원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전주시 이미숙 시의원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박형배 시의원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는 현행법에 따라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이상직 의원은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미숙 시의원과 박형배 시의원도 시의원의 직위를 상실한다.
이상직 의원은 지난 2020년 초 4·15 총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일반당원 투표에 중복으로 참여하라"는 '거짓응답권유' 메시지를 SNS 등 곳곳에 게시하고 15만여 명 등에게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재임 당시 측근과 공모해 '전통주'와 '중진공 책자' 등 2천 6백만 원 상당을 국회 당직자와 지방의원에게 기부한 혐의가 있다.
또 지난 2월 15일 선거운동이 허용되지 않는 종교시설에서 경선 활동을 한 혐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방송에서 지난 20대 경선 당시 사실과 다른 내용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와 전과기록에 관해 허위사실을 기재한 혐의다.
1심 재판부는 이 의원이 받고 있는 혐의 가운데 당내 경선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중복 투표를 권유하는 메시지를 이번 재판의 '핵심'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상직 피고인은 '나머지 피고인의 단독 범행으로 자신은 가담하지 않고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상직 피고인이 참여하고 있는 여러 단체 SNS 방에 중복투표를 권유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직 피고인은 경선 준비과정에서 선거 컨설팅 업체를 통해 중복투표권유 문자가 포함된 여러 단계의 선거 전략을 설계 받고 체계적으로 실행했다"며 "이와 같은 행위가 이상직 피고인을 중심으로 경선의 승리를 위해 행해졌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나머지 공범들이 '이상직 모르게 독단적으로 실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상직 피고인의 의사를 배제하고 그 의사에 반하는 동기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양형인자에 대해 말하며 "이 사건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대의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선거캠프 차원에서 계획된 대규모 조직적인 범행으로 경선에 상당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전통주 기부행위와 주가조작에 가담해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중진공 책자 기부행위와 인터넷상 허위사실 공표는 무죄를 선고했으며 종교시설에서 선거운동을 한 혐의는 면소판결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에 500억 원대의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돼 1심 재판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