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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에 하청"…생신날 주검으로 발견된 아버지[이슈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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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서 작업 중 추락한 50대 남성 사망
유족 "현장에 계시면 어떡하냐 묻자…경찰 '거기 있을까?'라고 답변" 주장
이어 "사과 한마디 없었다…도와달라" 호소

사고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광주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50대 남성 A씨가 작업하다 숨진 채로 이튿날 발견된 가운데 유족인 딸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고인이 발견된 날은 만 58번째 생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와주세요. 꼭 읽어주세요. 동영상 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숨진 A씨의 딸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지난 5월 25일 (아빠가) 오셔야 할 시간이 지나도 연락도 되지 않고 행적이 묘연했다"며 "119, 112 등 할 수 있는 전화는 다 해보았지만 아무 사고가 없다는 말만 듣고 오후 8시 14분경에야 실종신고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아빠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한 결과, 화정역 주변이라고 나와 아빠의 차량이 있는지 수색했다고 들었다"며 "저는 집에서 뭐라도 찾아보려고 하던 중 아빠 근무일지에서 번호 하나를 찾아 무작정 전화를 했고 아빠의 오랜 지인으로부터 화정동 ○파크에 있을 수 있다고 들어 경찰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황진환 기자

 

경찰은 당시 현장 관계자가 퇴근을 해 연락할 길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작성자가 현장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되레 현장 문이 닫혀 다음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는 작성자에게 "남자들은 일 끝나면 술 먹고 하다 보면 연락이 안 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결국 다음날 새벽 어머니, 신랑과 함께 ○파크라는 공사 현장에 갔지만 A씨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A씨의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와서야 그의 행방을 알게 됐다.

작성자는 "현장에 쓰러져 계시는 아빠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제가 알고 있던 ○파크가 아니라 ○○아파트 현장이라는 걸 알게 됐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아빠는 그곳 계단에 누워 계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날 전남대병원에서 부검을 진행했고 담당 형사와 함께 부검의 소견을 들었다. 외상은 없고 뇌출혈이라고 하더라"며 "넘어져서 부딪혀 생긴 뇌출혈이냐고 묻자, (병원 측에서) 맞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또 "아빠는 하청에 하청 소속"이라며 "아직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사과 한마디 못 들었다. 장례식장에 다녀가신 분 어느 누구도 명함 한 장 주지 않고 가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빨리 찾기만 했어도 살아계셨을 수도 있었을 저희 아빠, 천천히 죽어가셨을 저희 아빠 원통함을 어찌 풀어드려야 하나"며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고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지난 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일용직 노동자인 A씨가 2m 높이의 사다리에서 추락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현장에는 안전관리자가 없었고 2인 1조 작업 수칙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A씨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건설사 등 업체 관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에 해당 건설사 측은 15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경우에도 원청의 현장 매뉴얼을 따른다"며 "원청에서도 현장 관리자가 있고, 협력업체에서도 현장 관리자를 둔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리자가 현장을 돌며 오후 4시쯤 작업하고 있는 A씨를 봤다고 들었다"며 "원청 관리자는 6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현장을 둘러보고 퇴근하는데, 현실적으로 반경이 넓은 모든 현장을 둘러보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출입 명부를 작성했느냐는 질문엔 "사고 후 출퇴근 시스템을 도입해 노동자를 관리하기로 했다"며 "공장의 경우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출퇴근 관리가 쉽겠지만, 건설업의 경우 본인이 맡은 일만 끝나면 자유롭게 퇴근하기 때문에 출퇴근 관리가 훨씬 어렵다"고 덧붙였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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