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청장들 "공수처 조희연 수사, 자치분권 흐름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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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과 관련 서울시교육청 압수수색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서울시 24개 구청장들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중등교육공무원 특별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자치 분권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며 공무원의 적극 행정의 면책범위를 확대하도록 한 정부 정책에도 반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협의회장 도봉구청장 이동진)는 14일 '공수처의 서울시교육감 수사에 대한 서울시 구청장 일동의 입장'을 내고 이같이 지적했다.

구청장협의회는 공수처가 조희연 교육감의 사건을 제호 수사대상으로 삼은 것에 주목하며 "시대 변화에 맞는 적극 행정에 따른 조치였다"며 "교육감에게 위임된 지방자치단체 고유사무로서 시의회의 공적 요구로 출발한 적법 절차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수사는 공무원의 적극 행정에 대해 면책범위를 확대하도록 한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어긋난다며, 일선 행정현장의 적극행정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우려했다.

이어 서울 24개 구청장들은 작금의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자칫 '자치행정의 사법화'로 이어져 교육자치,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권에 속하는 행정행위에 대해서까지 형사고발과 그에 따른 조사가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향후 공수처가 본 사안을 오직 법률에 입각해서 공명정대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입장문에는 25명의 서울시 구청장 중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제외한 24명의 구청장이 참여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공수처의 서울시교육감 수사에 대한 서울시 구청장 일동의 입장]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서울시교육청 중등 교육공무원 특별채용과 관련하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수사를 개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우리 민주당 소속 서울시 구청장 일동은 공수처가 이 사건을 1호 수사대상으로 삼은 것에 주목하면서, 지난해 말 국회에서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고, 올해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을 맞아 각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 2.0시대를 준비하는 등 자치와 분권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지방자치가 중앙집권적이고 수직적인 행정체계에서 일부 위임사무를 담당하는 분업적 역할을 담당했다면 최근의 지방자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 행정을 통해 변화된 시대적 환경에 따른 시민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나가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일선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의 눈으로 본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특별채용 건은 교육자치의 담당주체인 서울시교육청이 시대변화에 맞는 적극 행정의 일환으로 취한 조치로 여겨집니다. 특히 이번 특별채용 건은 서울시 의회의 공적 요구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 교육자치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과 그 파트너인 서울시 의회가 정책적 판단을 공유하고 집행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처럼 이번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은 교육감에게 위임된 지방자치단체 고유사무로서, 서울시교육청이 시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권력형 비리와 부패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신설된 공수처가 이 사안을 1호 수사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우리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뿐만아니라 공수처의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수사는 공무원의 적극행정에 대해서 정부가 면책범위를 확대하도록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개정(2020. 8.)한 최근의 흐름과도 어긋나는 것으로, 적극행정을 통해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다양화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공수처가 이번 특별채용 사안에 대해서 단지 미시적인 관점에서 절차적 흠결이 있는가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행정권과 사법권'의 균형잡힌 관계가 무엇인가 하는 거시적 관점에서 판단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정치의 사법화'라는 비판적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정치가 해결해야 할 사안을 과도한 정파적 대결 때문에 일일이 형사적인 문제로 가져가는 것에 대한 비판입니다. 우리 구청장들은 이번 사안이 '정치의 사법화'와 마찬가지로 '자치행정의 사법화'가 일상화되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재량권에 속하는 행정행위들에 대해서까지 형사고발과 그에 따른 조사가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은 그동안 교육감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특별채용 이전에 적법성 여부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까지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재량권에 속하는 행정행위조차 사법적 처벌의 대상으로 보고 형사고발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지속된다면 정작 우리 사회의 행정권과 사법권의 정당한 경계를 무너뜨리고, 많은 행정행위들이 정쟁의 대상이 되어 사법적 소송에 휘말리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에 대해 무리한 감사와 고발조치를 강행한 감사원, 그리고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와 부패범죄 수사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주기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과 달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수사를 1호사건으로 지정한 공수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향후 이 수사가 자칫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잘못된 선택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공수처가 1호사건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억지로라도 기소할 것이라는 항간의 의구심을 떨치고 오직 법률에 입각해서 본 사안을 처음부터 재검토하고 공명정대하게 처리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2021. 6. 14.

서울특별시 구청장협의회

종로구청장 김영종 중구청장 서양호 용산구청장 성장현 성동구청장 정원오 광진구청장김선갑 동대문구청장 유덕열 중랑구청장 류경기 성북구청장 이승로 강북구청장 박겸수 도봉구청장 이동진 노원구청장 오승록 은평구청장 김미경 서대문구청장 문석진 마포구청장 유동균 양천구청장 김수영 강서구청장 노현송 구로구청장 이 성 금천구청장 유성훈 영등포구청장 채현일 동작구청장 이창우 관악구청장 박준희 강남구청장 정순균 송파구청장 박성수 강동구청장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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