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中 '드러누워 아무것도 안하는' 탕핑족 유행에 당국 긴장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긴 노동시간, 치솟는 집값 등 절망적인 현실 반영
집·차·결혼 포기하고 드러눕는다는 의미
당국 경제활력 해치고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까 우려
관영매체 "탕핑은 정의 아냐, 부끄러워 해야"

연합뉴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바닥에 드러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탕핑 사조가 유행하고 있다. '탕핑족'(躺平族)이라는 관련 단어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혹독한 노동시간, 과시적 소비, 치솟는 주택 가격 등 암울한 현실에 지친 젊은이들이 집과 차를 사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는 대신 모든 거부하고 평평하게 눕는다는 의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9일 번화한 대도시의 화이트칼라 노동자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좌절한 젊은이들이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신들이 탕핑족임을 선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탕핑은 정의다'라는 제목으로 한 달에 200위안(약 3만 5천 원) 위안으로 생활하며 2년 동안 거의 일을 하지 않은 20대 청년의 경험담이 당국에 의해 삭제됐지만, 사본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연합뉴스

 

'평평하게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는 전국적인 인기 상품이 되었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기술회사에서 일하면서 결혼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자녀를 갖지 않은 탕 모(35)씨는 "부자와 당국이 대부분의 자원을 독점하고 있고, 우리 같은 노동계급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을 일해도 주택 비용과 육아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젊은이들이 탕핑에 빠져드는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24만 명의 참가자 중 61%가 탕핑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답했다.

젊은이들 사이에 탕핑족이 늘고 탕핑 분위기가 퍼지자 당국은 중국 경제의 성장과 부흥을 위협할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탕핑이 중국의 소비와 성장을 저해하고 출산율을 낮출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는 '탕핑은 부끄러운 일, 정의가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 등을 게재하면서 "스트레스 앞에서 젊은이들이 탕핑을 선택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오히려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며 부지런히 일해야만 꿈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감시와 관영매체의 선전선동만으로 탕핑 분위기가 일소될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최고 대학 중 한 곳을 나왔다는 린 모 씨는 야근 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쇼핑을 좋아했지만 잔업 없이 일주일에 이틀을 쉬고 한 달에 4천 위안(약 68만 원)을 버는 일자리를 구할 생각이다.

평생 열심히 일해도 집을 살 여유가 없고 최고의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집을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건강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탕핑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