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9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최근 각하한 1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송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강제징용 관련 서울중앙지법 판결이 나왔는데 저는 이 판결이 조선총독부 경성법원 판사가 한 판결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 김양호)는 일제 식민지 시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각하했다. 1965년 발효된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은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라는 이유였다.
강제징용 피해자들. 연합뉴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국가 간 협정이 피해 당사자인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시킬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송 대표는 "이미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피해자 청구권은 한일협정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며 "하급심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상급 법원에서 바로잡혀질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이) 소부 판결도 아니고 전원합의체 판결이었는데 1심 판사가 (이를) 부정한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시대를 앞서가는 판결 아니라 다시 조선총독부 돌아가는 판결"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창원 기자
이어 "해당 판사 판결문에는 쓸데없이 정치적인 언어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법률적 소수의견을 제시했던 대법원 판사와 달리 자신의 정치 해석을 무리하게 집어넣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가 언급한 정치적 언어들이란 해당 재판부가 판결문에 '한일협정 외화로 이룬 한강의 기적', '한미동맹 악화 우려' 등의 표현을 쓴 것을 의미한다. 법리와는 무관하고 정견에 따라 달라지는 정치적 언어를 사용해 불신을 자초했다는 얘기다.
그래픽=김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