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스란히 드러난 미국의 대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이 담겼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중요 공급망(Critical Supply Chain)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100일간 미국 정부가 검토해온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 방안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의료장비와 전기차에 들어가는 소재 및 부품 공급이 왜 취약한지,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무엇인지 100일 내에 검토한 결과를 내놓도록 내각에 지시했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구와 산소호흡기 등 국민 목숨에 직결되는 필수품의 부족 사태를 겪은 뒤 나온 자성이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방안은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제약 분야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비전을 담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내 생산을 늘리고 한국 등 동맹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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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미국 내 공급망 개발을 위한 10년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자국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에 170억 달러를 대출하기로 했다.
희토류 등 필수광물의 경우 국내 보유 물량을 파악한 뒤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반도체 부문은 우리나라 등 주요 생산국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500억 달러 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제약의 경우 50~100종의 필수 의약품에 대한 자국내 생산을 위해 보건복지부 주도로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된 250쪽 분량의 보고서는 중국이 450번 넘게 거론됐다.
그 만큼 중국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령 경우 중국 등 적대 국가나 미국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나 중국산 소재가 절대적인 배터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선언이 그 것이다.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무역 기동타격대(trade strike force)'를 가동하기로 한 것 역시 중국을 염두에 둔 조치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외국의 공정한 경쟁은 환영하지만 불공정한 보조금과 이외 무역 관행이 너무 자주 미국 제조업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날 보고서에는 한국이 74회 거론된 것을 비롯해 대만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다수 거론됐다.
4월 반도체 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 꺼내든 바이든 미 대통령. 연합뉴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반도체 부족 사태 대응을 위해 업계와 동맹, 파트너와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기업들이 미국 반도체 분야에 17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는 점을 적시했다.
앞서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산업계와 영상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면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인텔, 포드 등 19개 기업을 초청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까지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영상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만큼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생태계를 부활시키는 데 지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