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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건배달'이 쏘아올린 라이더 쩐(錢)쟁…"배달비만 올라갈 것"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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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1 가세로 '단건 배달' 점유율 경쟁 본격화
출혈감수, 점주·라이더에 파격 수수료 등 전(錢) 전쟁 시작
소비자 만족 높지만 건당 비싼 배달 비용 부담

황진환 기자

 

NOCUTBIZ
쿠팡이츠가 내세웠던 '단건 배달'을 업계 1위 배달의민족도 도입을 예고하면서 라이더 모집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각 업체는 각종 '당근'을 내걸고 점주와 라이더 모집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커지는 고객 수요에 맞추기 위함이지만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각종 당근책이 끝나는대로 늘어난 마케팅 비용은 소비자 지갑에서 채워질 가능성 역시 크다.

◇'단건 배달' 쿠팡이츠 점유율 급상승에 '배민1' 도전장…오는 8일부터 1번에 1집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8일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로 재미를 톡톡히 보며 급성장을 이루자, 배민은 지난 4월12일부터 식당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면서 대대적인 혜택을 홍보했다.

서비스 중개 이용료를 기존의 음식 가격 12%에서 1천원 고정으로 대폭 낮췄고, 배달비 역시 6천원에서 5천원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배민1 가입 음식점주 가운데 일종의 앱 내 광고인 '울트라콜'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 광고비의 25%를 환급도 해준다. 프로모션 비용은 우아한 형제들이 부담한다.

수수료 체계는 쿠팡이츠와 배민이 거의 동일하다. 쿠팡이츠는 정상 가격 수수료율 면에서는 배민 1보다 3% 높은 '중개수수료 15%+배달비 6천원' 방식을 적용하지만, 실제 주문 건당 중개 수수료 1천원과 배달비 5천원만 받는 프로모션 요금과 동일한 수준이다.

배민은 하루 이용자 1700만 명을 자랑한다. 그러나 단건 배달에 있어서는 후발 주자다. 이에 따라 "쿠팡이츠에 대응해 음식점주를 사전에 최대한 모집하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을 내세우며, 배달앱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특히 올해 '빠른 배달'을 앞세워 지난해 말에는 강남, 서초 등 강남 3구에서는 점유율을 배민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배민에게 대적할만큼, 빠른 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단 평가를 받았다.

◇"배민은 배민"…정식 출범 전부터 가맹점 4만여개 확보'파죽지세'

 

업계에 따르면 배민1에는 한달 반만에 4만개 이상의 식당이 입점했다. 쿠팡이츠가 2년에 걸쳐 12만개의 업소를 입점한 것에 비하면 월등히 빠른 속도다.

배달의민족은 이 같은 배민원 서비스 인기 비결에 대해 11년간 쌓아온 식당 사장님들과의 신뢰관계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지자 적자에도 네 차례에 걸쳐 600억 원대의 광고비를 식당들에 돌려주기도 했다. 지난해 배민은 배달앱시장 성장에도 치열한 마케팅 경쟁 등의 여파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식당 점주들 목소리를 반영하며 상생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건 배달' 선두주자 '쿠팡이츠' 라이더 불만…인기 주춤

이한형 기자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서비스 출범 초기부터 모든 주문에 대해 단건 배달을 해왔다. 후발주자이지만, 한명의 라이더가 배달지가 비슷한 3~5건을 묶음배달하는 방식의 배민과는 차별화하면서 지난해에만 사용자수가 10배가 넘게 늘어났다.

그러나 쿠팡이츠는 올해초 수수료율을 변경하며 뭇매를 맞았다. 지난 2월 라이더들에게 주는 최저 기본 배달수수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는 대신 거리별 할증에 따라 최대 1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정책을 바꾼 것이다. "라이더들이 기피하는 원거리 배달에 인센티브를 주는 개념"이라는 게 쿠팡이츠의 설명이지만, 라이더들은 "수수료 삭감"이라며 반발이 커졌다.

또 '라이더 3진 아웃 제도'를 통해 배달 콜 거절 횟수가 누적되면 라이더 계정이 영구 정지된다. 이에 따라 배달 단가 및 배차 시스템에 대한 라이더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라이더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서비스 품질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내린 지난 주말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라이더가 잡히지 않은 탓에 '쿠팡이츠 주문대란'이 발생했다. 악천후로 주문은 늘어나는데 이를 배달할 라이더들이 부족해 주문 취소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라이더 부족으로 인해 "쿠팡이츠가 느려지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배민vs 쿠팡이츠 '라이더 확보'에 사활…"배달 성공은 물론 속도 경쟁이 관건"

배달업계가 단건 배달을 두고 배달팁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안정적인 배달원 확보가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단건배달은 배달원 한 명이 한 집만 배달하기 때문에 라이더를 재 때 배차시키지 못하면 경쟁사에게 수요를 뺐기는 구조다.

배달대행업체의 라이더 1명이 1시간 동안 주문 3~5건을 처리했다면, 단건배달은 라이더 1명이 같은 시간 많아야 2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본 배달비를 높여서라도 라이더를 확보한다는 셈법이다.

배민의 단건배달 출범으로 배달 플랫폼의 배달팁 경쟁도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배달앱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두 회사 모두 출혈을 감수하고 점주·라이더에게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는 등 격렬한 전투를 예고했다.

쿠팡이츠는 배민1 출범 소식에, 지난달 말 배달파트너 대상 안내문을 통해 라이더 등급제인 '리워드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

높은 등급을 받은 라이더에게 더 많은 배달비를 지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전월 배달건수 200건, 300건, 500건을 충족한 라이더에게 각각 '마스터', '에픽', '레전드' 등급을 부여하고 건당 5900원, 6100원, 6500원의 고정 배달비를 지급한다. 6월 한달간 쿠팡이 제시한 미션을 완료하면 기존 2900원 대비 2배 이상 많은 최대 6500원의 기본 배달비를 받을 수 있다.

단건배달 6천원대 배달팁은 라이더 건당 평균수입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라이더 건당 평균수입은 4천~5천원 수준이다. 쿠팡이츠의 경우 이 보다 조금 더 많은 6천원대다. 피크시간, 프로모션 참여 등 별도 보너스도 지급한다. 현재 쿠팡이츠 배달 단가 최저요금(2500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반면 배민은 기존 배민 라이더스에서 상시 진행했던 탄력 요금제를 배민1에서도 적용할 예정이다. 주문량·특정 시간대·거리를 고려하고 피크 타임엔 추가 배달금을 얹어준다.

단건배달 독려를 위해 오는 20일까지 10건 이상 배달 시 응모권을 자동 적립한다. 추첨을 통해 현대 아이오닉5, 친환경 전기바이크 등을 지급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배민은 국내 배달업계 최초로 노사 간 단체협약을 진행해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환경과 배송조건, 복지 강화 등 라이더 처운 개선을 담은 협약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근로복지공단 등과 협약을 맺고 라이더가 배달 도중 중 사고를 당할 경우 1인당 최대 1500만원의 의료비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이 사재 20억을 사랑의열매에 기탁해 조성했다.

◇"라이더 확보, 입점 업체 유치 위한 출혈경쟁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이한형 기자

 

양사의 경쟁으로 라이더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쿠팡에서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면서 라이더를 유치하고 있지만, 라이더들은 지속적인 처우와 장기 혜택 등을 고려해 배민을 선택해야 할지 기로에 섰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호가 늘고 있는 단건 배달은 결국 라이더 확보가 핵심인데, 이는 결국 '자금력' 문제로 직결된다"며 "최근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약 5조원의 실탄을 확보한 쿠팡이 쿠팡이츠를 적극 지원하는 상황에서, 업계 1위 배달의민족도 단건 배달에 뛰어들면서 당분간 출혈 경쟁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배민1에 입점했다는 한 점주는 "이런 출혈경쟁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민을 선택하는 업체와 라이더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 같은 배달비 프로모션을 유지할 경우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업체의 적자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는 배달비 상승을 일으켜, 결국 소비자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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