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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곽동연 "빨리 주인공? 탐나는 역할이 먼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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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빈센조' 입체적 빌런 장한서 역으로 잠재력 증명
연기 경력만 10년…"허투루 안했지만 몇 배로 더 노력할 것"
"선배들 순발력과 내공 엿보니 내 연기는 15점에 먼지 수준"
"꿈인 연기가 직업이라 행복…가수 도전 생각은 아직 없어"
"'불금' 유흥 거리 외출은 아직도 안해…나홀로 생활 익숙"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장한서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H&엔터테인먼트 제공

 

"폭발적인 반응이라니까 더 폭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스스로에게 매긴 점수는 100점 만점에 15점?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저는 아직 먼지구나 생각했죠."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의 장한서는 곧 곽동연이었다. 네 명의 '빌런' 중 애매한 존재감에 그칠 위험도 있었지만 설득력 있는 연기력이 장한서를 쌓아 올렸다. 악역들 중 한 명에서 다크 히어로 빈센조(송중기 분)의 옆에 서기까지, 매 순간마다 곽동연의 강약 조절이 빛났다.

곽동연은 오히려 '빈틈'이 있기에 장한서를 좋아했다. 다소 남다른 시각이다. 보통 배우들은 강렬한 인상을 원하고, 이를 위해 지독하거나 잔혹한 악역을 추구한다. 시청자들 역시 악역에게는 그런 기대를 건다. 그만큼 악역의 '인간적인' 매력을 풀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는 쟁쟁한 배우들 속에서 장한서만의 질감을 찾아냈다. 처음에는 어딘가 2% 모자른 악역, 나중에는 빈센조와 손잡고 자신을 찾아나가는 조력자로 위태로운 간극을 자유롭게 오갔다. 아직 20대 중반, 15점에 먼지일뿐이라는 곽동연의 자평이 겸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음은 곽동연과 CBS노컷뉴스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나눈 인터뷰 일문일답.

▷ 처음에는 '최고 빌런'인 줄 알았지만 점점 연민이 생기는 캐릭터였다. 복잡한 변화를 이뤄내는 장한서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또 다른 빌런 캐릭터들과 차별화된 장한서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장한서라는 인물은 형에게 절대 복종을 하며 굉장히 억압받고 있지만 그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고 회장이라는 지위만으로 자신의 삶을 간신히 지탱하는 인물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초반부 빌드업에 신경을 썼고, 디테일하게 연기하려고 노력을 했다. 가장 큰 매력은 '무식함' 같다. 완전무결한 빌런이 아닌 허당기도 있고, 빈틈투성이인 캐릭터의 이야기가 풀려가면서 사랑 받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인간적인 부분이 있는 캐릭터라 끌렸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장한서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H&엔터테인먼트 제공

 

▷ 중반부 이후부터는 빈센조 송중기와 '원팀'으로 활약했는데 현장에서 호흡은 어땠는지. 빌런팀의 팀워크도 이야기 부탁한다

- 송중기 선배님은 모두를 아우르는 배려심이 엄청나다. 그 덕분에 배우들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늘 리허설 할 때면 '동연아 어떻게 하고 싶어. 하고 싶은 대로 해봐. 내가 맞출게'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즐겁고 재밌었다. 저도 그런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매번 목소리에 놀랐는데 그 힘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수많은 배우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작품을 사랑하고, 서로 아껴주는 그런 현장이었다. 빌런 쪽에서는 김여진, 조한철 선배님 두 분이 기둥 역할을 해주셨다. 덕분에 정말 편하게 연기했고, 선배님들의 순발력과 내공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 크고 작은 비중에 상관없이 독특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에 많이 이끌리는 것 같다. 작품 선택을 할 때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만났던 전형적인 인물보다는 조금은 새롭고 신선한 면이 있는 인물들을 많이 선호하는 게 사실인 거 같다. 가장 큰 도전은 몇 년 전 '엘리펀트 송'이라는 연극 무대에 오른 것이다. 매체 연기만 하다가 연극영화학과를 전공하지도 않았던 제가 그 무대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 늘 연습실에 출근하면서 살았던 때가 기억이 많이 났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나도 빨리 멋진 주인공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내가 해야만 하고, 탐나는 캐릭터들이 최우선이 됐다.

▷ 10년 동안 꾸준히 배우 활동을 해왔다.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하는 부분은 없나

- 지난 10년 동안 허투루 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해왔던 노력에 몇 배로 계속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직업이든 장단점이 있다.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으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건 감내하고 인정해야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것 때문에 고통스럽다거나 내가 삶의 한 부분을 포기하고 산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다행히 제 성향이 그걸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장한서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H&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 것으로 안다. 음악 활동은 할 생각이 없는지, 또 본인이 걷기로 선택한 연기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연기는 제 꿈이다. 꿈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참 어려운 축복인데 그런 점에 대해서 늘 행운이라고 명기한다. 상처도 받고, 또 그것을 연기로 치유하고 굉장히 이상한 존재이면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새로운 대본에서, 새로운 제작진들과, 새로운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그 수많은 변수들을 다 넘어 앙상블을 이뤄낸다는 게 되게 매력적인 작업 같다. 가수로 도전할 생각은 없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친구들끼리 재미로 밴드를 하는 것처럼 음악은 여전히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밴드로 놀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 '불금'에는 외출을 하지 않는다고 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그렇다면 평소 집에서는 무엇을 하면서 보내는지

- 지금도 그렇다. 오히려 경계심이 더 커졌다. 지금 코로나 상황이 안 좋은데 새벽 촬영이 있어서 출근을 하다 보면 강남권 클럽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 정말 깜짝 놀랐고, 유흥 거리 근처에도 가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다시금 했다. 휴식 시간은 재미없게 보낸다. 아침밥 먹고 일정 갔다가 집에 와서 넷플릭스 보고, 저녁 먹고, 카톡(카카오톡)을 하다가 잠이 드는 일상이다. 여가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편인데 그런 활동을 지금 다 못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었으면 아이스하키도 하러 가고, 사진도 찍으러 가고, 테니스도 배우기 시작했어서…. 얼마 전에는 파값이 올랐다고 해서 파를 키웠었는데 다시 내려갔더라. (웃음)

▷자취 경력이 굉장히 오래됐다. '혼밥' 등 나홀로 생활에 익숙해졌을까. 혹시 자취생들한테 코로나 시기에 슬기롭게 '집콕' 생활 가능한 꿀팁을 전수해준다면

- 코로나 이전에도 나홀로 생활을 즐기기도 했고, 혼자 살기 때문에 그걸 익숙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가끔은 막 사람들 사이 섞여 있고 싶을 때도 있는데 또 그런데 가면 불편해서 결국 집에 오게 된다. 지금은 그냥 받아들인 상태다. 자취 초보생들에게는 제 경험상 괜히 취미로 컬러링북이나 퍼즐, 이런 거 하지 마시란 이야기 꼭 해드리고 싶다. 해봤자 놔둘 데도 없고, 만들면 또 쓰레기 치워야 되고…. 하루 빨리 내 '잉여 생활'을 받아 들이고 넷플릭스를 보다가 빨리 잠드는 게 최선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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