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지난달 14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모습. 이한형 기자
경찰이 '정인이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혐의로 고발된 강서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관계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유기치사, 업무상과실치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강서 아보전 관계자 7명에 대해 지난달 31일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1일 밝혔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올해 2월 정인양의 학대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강서 아보전이 아이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기관장과 담당자들을 고발했다.
경찰은 유기치사 등 3가지 혐의가 법리적으로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먼저 유기치사 혐의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인정되려면) 유기한다는 인식,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보전은 두 차례 신고 접수, 현장조사, 사례회의, 관련자 면담 등 업무 절차를 거친 다음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유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미진한 부분이 있더라도 (아보전의 대응이) 양부모가 아동을 살해하는 결과가 발생한 이유라고 볼 수 있는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혐의가 인정되는데, 결론적으로 그렇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아보전이 2차 학대 의심 신고 때 정인양이 방치된 장소를 알려주지 않아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두고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인양은 양부모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하다가 생후 1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숨졌다. 양모 장모씨는 앞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양부 안모씨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두 사람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