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연합뉴스
최근 이혼을 발표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약 20년 전 사내 한 여성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수년간 유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 이사회는 2019년 말 자사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한 여성에게서 2000년부터 수년간 빌 게이츠와 성적인 관계를 맺어왔다고 폭로하는 편지를 접수했다.
2019년은 멀린다가 변호사를 고용해 본격적으로 이혼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진 때다.
이사회는 외부 법률회사를 고용해 진상 조사에 나섰고, 이에 따라 빌 게이츠가 이사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지난해 3월 빌 게이츠는 자선사업에 힘쓰겠다면서 이사회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당시는 그가 이사에 재선임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때 그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그의 대변인은 "20년 전 내연 관계가 있었지만 좋게 끝났다"며 "그러나 그가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빌 게이츠는 지난 3일 27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온 아내 멀린다와 이혼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둘은 이혼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가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이어가자 멀린다가 크게 분노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왔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숱한 성범죄를 저질렀다가 2019년 8월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이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가 MS나 자선단체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종종 해왔다는 여러 사람의 증언이 나와, 그의 외도가 이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 두 명을 인용, 빌 게이츠가 2006년 자신 앞에서 보고서를 발표한 MS 한 여성 직원에게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저녁을 함께 먹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시 그는 "만약 불편하면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썼고, 이 여성은 결국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1∼2년 뒤 그는 뉴욕으로 출장 가던 중 동행한 여성 재단 직원에게도 "너랑 만나고 싶다. 나랑 저녁 먹겠느냐"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NYT는 게이츠 부부도 직장에서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라면서 당시 빌 게이츠는 멀린다의 상사였다고 전했다.
빌 게이츠 대변인은 "부부의 이혼 사유 등에 대한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보도돼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엡스타인과의 만남과 재단에 대한 이야기들은 부정확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둘의 이혼을 둘러싼 유언비어와 추측이 갈수록 괴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