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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와 궂은 일이 화려할수가…문성곤 이런 선수 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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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 문성곤. KBL 제공

 


플레이오프 경기당 30분 이상 뛰고도 득점은 평균 5점 미만이었다. 야투 성공률도 40%보다 아래였다. 하지만 그의 가치는 출전시간이 증명한다. 공격이 다소 부진해도 승부처에서 절대 뺄 수 없는, 오히려 존재감이 더욱 커지는 선수가 있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포워드 문성곤이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입단한 문성곤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성인 국가대표에서 뛴 경험이 있을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였다.

대학 시절에는 수비력을 갖춘 장신 슈터로 주목받았다. 다수의 프로 지도자들은 문성곤이 강력한 수비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굳게 믿었다.

문성곤은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히 설정했다. 팀 선배 양희종은 좋은 롤 모델이었다. 양희종은 수비 하나만으로 코트를 압도하는 능력이 있었다. 문성곤은 제2의 양희종으로 성장해나갔다.

결실을 맺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문성곤은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에서 연속으로 정규리그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다.

다소 떨어지는 득점력은 언젠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정규리그 막판 제러드 설린저와 합류를 계기로 리그에서 가장 폭발적인 팀으로 진화했다.

문성곤은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정확하게 알고 포스트시즌에 임했다.

득점은 많지 않았다. 슛도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수비에는 기복이 없는 법이다.

문성곤은 챔피언겨러 내내 전주 KCC의 주득점원 이정현을 꽁꽁 묶었다. 이정현의 득점이 폭발한 경기도 있었지만 이는 좋은 수비를 더 좋은 공격으로 누른 것이지 문성곤의 실수는 아니었다.

게다가 문성곤은 코트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선수였다.

문성곤이 베이스라인에서 달려와 엄청난 점프로 공격리바운드를 낚아채는 장면은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팬들의 함성이 가장 크게 터지는 장면 중 하나였다.

이제는 마치 그의 시그니처 플레이처럼 여겨질 정도다.

문성곤은 9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2쿼터 도중 특유의 열정으로 공격리바운드를 낚아챘다.

문성곤이 착지하자마자 내준 외곽 패스는 설린저에게 완벽하게 전달됐다. 설린저는 가볍게 3점슛을 넣었고 두 선수는 서로를 마주 보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문성곤은 변함없이 수비와 허슬 플레이로 높은 공헌도를 보였고 KGC인삼공사는 4차전에서 KCC를 84대74로 제압, 파죽의 4연승으로 4시즌 만에 처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주로 득점을 폭발하는 선수의 몫이다. 코트 위 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궂은 일을 해야 한다. 그 방식이 열정적이고 세련될수록 팀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크다.

문성곤은 스스로 '롤 플레이어'를 자처했다. 공격에서는 팀 동료를 돕는 스페이싱에 주력했고 대신 모든 에너지를 수비와 리바운드에 쏟았다.

KGC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 10연승 무패 우승의 스포트라이트는 설린저와 오세근, 화려한 백코트, 슈터 전성현에게 몰렸다. 하지만 벤치에 있는 동료들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를 받는 선수는 언제나 문성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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