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여성이 군대 가면 '평등' 실현될까

"여자도 군대 보내라!" "성차별적 사회구조 개선된다면 대찬성"
여성을 군대에 입대시키거나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해야 한다는 '여성징병제' 논쟁이 또다시 불붙었습니다.
인구절벽에 따라 병역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젠더 이슈가 더해지면서 남녀 성별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병역자원 부족…여성 징집 불가피?
여성의 입대를 둘러싼 논란은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언급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달 19일 출간한 책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 징병제를 모병제 전환하는 대신 남녀 모두 최대 100일간 의무적으로 군사훈련을 받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습니다.
청원인은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며 "성 평등을 추구하고 여성의 능력이 결코 남성에 떨어지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병역의 의무를 남성만 지게 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연구원 이용민 연구위원이 발표한 정책브리핑 보고서를 보면 2025년부터 징집 인원을 충원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21살 남성은 2023년까지 76만 8천 명으로 1차 급감(23.5%)하고 2030~2040년에는 46만 5천 명으로 2차 급감(34.3%)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 징집 인원은 2025년 8천 명 부족을 기점으로 심화되어 2039년에는 8만 7천 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이스라엘, 북한, 노르웨이, 스웨덴, 타이완, 모잠비크, 차드 등의 국가가 여성징병제를 도입했습니다.
일각에선 이같은 논쟁이 '기계적 평등'을 주장하는 것일 뿐이라는 반론이 나옵니다.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자가 군대에 가서 모든 성차별과 성폭력이 사라진다면 대찬성"이라며 "이런 기계적 평등을 진정 원하는 것이라면 여성 장관·고위직·간부 비율, 고용률, 임금, 가사분담율 등도 5:5로 맞추자"고 비판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성의 병역 의무에 연관되어 자주 언급되는 가사노동시간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서울시가 발표한 '2020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서울 여성과 남성의 일·생활균형 실태'를 보면 여성의 하루 가사노동시간은 2시간 26분, 남성은 41분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노동시간이 3.6배 긴 것입니다.
돌봄노동의 경우에도 여성은 하루 40분을 썼고, 남성은 15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남성의 3배 이상이지만 시간당 평균임금은 남성에 비해 약 5천원 낮아 성별 간 임금격차는 27.3% 차이가 났습니다.
특히 월평균 임금이 200만 원 미만인 노동자 비율은 여성이 44.2%, 남성이 17.3%로 파악됐습니다.
◇'군 복무자 예우법' 군대 간 게 벼슬?…이대남 표심 잡아라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 '이대남(20대 남성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민주당은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성 징병제·군 가산점제 등 군 복무 관련 정책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군 복무자에 대해 '국방 유공자'로 예우하는 법안을 발의하여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제대 군인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자고 하면 '군대 간 것이 벼슬이냐'고 비아냥거리는 분들이 있는데 군대 간 것 벼슬 맞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당 김남국, 전용기 의원은 군 경력을 채용이나 승진시 반영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군 가산점제는 김대중 정부 때인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가 헌법상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군 가산점을 계속 주장해왔던 건 보수 진영이었습니다.
군 가산점은 지난 2001년 최종 폐지됐는데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주성영 전 의원은 폐지 4년만에 군 가산점 부활 법안을 냈습니다.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이 대통령에게 군 가산점 재도입을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진보 정당과 여성 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히 무산된 군 가산점의 부활을 보수 진영은 끊임없이 모색한 것입니다.
한편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여성 징병제 논란과 관련해 "군사적 효용성이라든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사회적 합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보기 때문에 국방부가 어떤 입장을 명확히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여성징병제 등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냐'라는 질문에는 "예"라고 답했습니다.
대선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국방 공약 이슈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Copyright © Since 2003 by CBSi, 노컷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