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집단면역 어려워" 분석에 정부 "대규모 접종으로 통제"(종합)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3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간담회
"인구 70% 백신 맞아도 집단면역 어려울 것"
정부 "대규모 접종으로 통제 수준 유지할 것"
"토착화돼 독감처럼 지속적으로 백신 맞아야"
"바이러스 근절 아닌 피해 최소화에 집중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부의 전문가 자문기구인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집단면역 70%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원회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토착화 돼 독감과 같이 주기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분석에 대해 방역당국은 "백신접종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규모 예방접종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을 지속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인구 70% 백신 맞아도 집단면역 달성 어려울것"

중앙임상위 오명동 위원장은 3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구의 70%가 백신을 맞더라도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백신 접종 계획을 수립하면서 전체 인구의 70%가 백신을 맞을 경우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오 위원장의 발언은 해당 목표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취지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감염재생산지수의 불확실성 △낮은 백신 감염예방효과를 이유로 들었다.

집단면역의 개념은 환자 1명이 주변의 몇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의 감염재생산지수는 수치 '3'으로 감염자 1명이 3명의 환자를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즉 한 명이 주변의 3명을 감염시킬 때 그 다음 9명 감염을 막으려면 3명 중 최소 2명이 면역을 형성해야 유행이 확산하지 않는다. 결국 집단의 2/3인 68%가 접종을 하면 유행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큰 문제는 감염재생산지수 3이 얼마나 확정된 숫자인가하는 문제"라며 "바이러스 전파를 결정하는 요소 가운데 접촉 방식이나 모임의 크기, 행위 방식 등의 '믹싱패턴'은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재생산지수는 연구 장소와 대상에 따라 0.7에서 6.3까지 큰 범위 내에서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의심도 없이 감염재생산지수 수치 3이 불변의 진리처럼 통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의 감염예방효과가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현재 백신은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성인 접종률을 90%로 잡더라도 전체 백신 접종률은 76.5%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백신 감염예방효과를 95%로 가정하면 인구의 75%가 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백신 감염 예방효과가 95%에 달하는 백신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오 위원장은 "화이자의 감염 예방효과가 95%라고 해 의아할 수 있지만 본인에게 나타나는 발병예방효과와는 다르다"며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면역은 본인의 발병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2차 감염예방효과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2차 감염예방효과가 본인의 발병예방효과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의 2차 감염예방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회 백신 접종 시 가족 간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예방효과는 약 40~50%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또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말을 인용하며 "파우치 박사는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정의 자체부터 모호한 집단감염 단어를 쓰지 말자고 했다"며 "집단면역에 대한 정의가 정확한 팩트인지 과학자들이 모른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의 집단면역 관련 정책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오 위원장은 "집단면역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 목표를 달성하면 국민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 설명은 없었던 것 같다"며 "우리 사회에서 바이러스를 근절하는 데 무게를 둔다면 집단면역 이론에서 소위 얘기하는 70%에 도달한 다음에 상당 기간 지나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분석이 나오자 방역당국은 집단면역 달성 목표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질병관리청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중앙임상위 간담회 이후 출입기자단에게 "오늘 간담회 설명은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워 백신접종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같은 근절은 어렵고 인플루엔자처럼 관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장은 "집단면역이 달성됐다고 곧 질병이 퇴치 단계에 이르는 것은 아니며 상당수 질병은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 매우 낮은 발생 수준으로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단면역 달성은 공중보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도 대규모 예방접종을 통해 통제 가능 수준 지속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 명확한 환자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계적인 방역완화가 이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착화 돼 독감처럼 지속적으로 백신 맞아야"

3일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중고등학교에 설치된 코로나19 이동식 PCR 검사소에서 학생 및 교직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토착화 돼 결국 인플루엔자와 같이 지속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위원장은 학술지 네이처 측에서 전세계 23개국의 유명한 과학자 119명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전망을 들은 내용을 소개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과학자의 89%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토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반대로 근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9%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근절이 어렵다고 본 이유에는 △백신 접종 후 면역이 점차 약해지고 △면역 회피 바이러스 출현 △백신 접종 후 감염 가능성 △백신접종률이 높아야 함 △자연계 바이러스 숙주의 존재와 같이 5개의 관문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위원장은 "백신 접종 후 면역의 지속 시간은 항체와 면역세포가 최소 6개월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있다"며 "실제 상황을 가정한 데이터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는 면역력이 약해 감염 예방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백신을 맞은 뒤 감염되는 돌파감염 가능성도 난제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의 경우 최근 인도 변이바이러스가 확산해 인도 등 7개국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이밖에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변수인 데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모두 근절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동물 숙주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코로나20이나 코로나21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러스 근절 아닌 피해 최소화에 집중해야"

결국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은 바이러스 근절이 아닌 고위험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토착화돼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라며 "바이러스 근절이 목적이 아니라 중증환자와 사망자를 막는 피해최소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에 주목해 '개인 방역'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는 야외에서 작은 모임을 하거나 카페에 머물 경우 마스크를 벗어도 안전하다. 실내활동의 겨우 백신 미접종자는 마스크를 써야하지만 접종자는 종교활동 및 체력활동을 해도 안전하다.

유럽 질병청도 백신 접종자는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감염 가능성이 낮고 감염되더라도 중증환자가 될 가능성이 낮고 타인에게 전파할 가능성도 낮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우리나라는 3차 유행 정점과 비교할 때 고령자의 치명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국림중앙의료원 주영수 공공보건의료본부장은 "3차 유행이 발생할 당시 전체 치명률은 대략 2%, 80대 이상은 23%로 나타났다"며 "80대 이상의 경우 매우 높은 경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동안 유행이 한 풀 지나면서 일반적인 패턴의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며 "전체적인 치명률은 0.69%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백신 접종 예약자가 병원 등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문제에 대해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남은 물량을 단순히 인근 동네에 접종하는 게 아니라 자치구나 강남, 강북과 같이 넓은 범위를 아우를 수 있는 등록이나 예약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