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통령 선거를 관리할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인해 더욱 매서워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질타와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대선 후보와도 호흡을 맞춰야 하는 신임 지도부. CBS노컷뉴스는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을 직접 찾아 당 쇄신 방향성과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들어봤다.[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하는 홍영표 의원이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영표 후보는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된 민주당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시작점으로 투기자에 대한 '무관용 대응'을 꼽았다.
인천지역 4선 의원으로 당내 친문성향 지지층의 지원을 받고있다는 평가의 홍 후보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국민들이 '투기꾼'으로 보시는 의원은 10명이든 20명이든 출당 조치를 할 것"이라며 "당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 신뢰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재보선의 원인이 된 성비위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어느 정당보다 양성평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음에도 당 내에 그런 인사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국민께 송구하다"며 "성비위 등 성과 관련된 어떤 도덕적 문제도 아주 가혹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원이 400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현안에 대한 이견이 많을 수밖에 없음에도 당내 소통이 확실히 부족했다"며 중진의원 회의의 정례화, 온라인을 활용한 당원과의 소통 확대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폭넓게 들음으로써 이를 극복할 뜻을 밝혔다.
2030세대 민심 이반에 대해서도 "소득 불평등, 양극화의 심화로 일자리 부족, 불안한 미래 등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과 소통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들을 2030세대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기 위해 사회적인 대화와 토론을 충분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당 주도의 대선과 국정운영을 강조해 온 홍 후보는 "과거에는 당과 후보가 함께 가지 못해 당밖에 후보 사조직이 만들어지고, 낙하산 인사 시비도 걸렸다"며 "후보와 함께 주요 공약과 정책을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당 내부 인사와 외부 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인재 풀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하는 홍영표 의원이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다음은 홍 후보와의 일문일답.
-4.7 재보궐 선거의 가장 큰 패인은 무엇인가.
=내로남불 그리고 부동산 정책이다. 특히 내로남불 문제는 우리에게 엄격하지 못했다. 정말 뼈아프다. 지난 1년 동안 민주당 공직자들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가 제기됐는데 온정주의적인 태도로 그 문제를 바라봤고, 그러다 보니 국민들께서 굉장히 실망하셨다.
-내로남불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다. 부모찬스 논란을 촉발시켰던 전 법무장관,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잘한다며 임명했던 검찰과의 마찰, 당내 인사의 성비위로 치러진 재보선에 당헌까지 개정하면서 참여를 강행한 부분, 당내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나 전세값 인상 등이 그것이다. 쇄신안은 무엇인가.=홍영표가 당대표 되면 내로남불은 없다, 이런 각오로 하겠다. 당대표가 되면 먼저 해야 될 일이 권익위의 부동산 조사 결과 처리다. 조사 결과 국민들이 '저 사람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투기꾼이다'라고 하면 저는 당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하겠다. 그것이 우리 당 신뢰의 출발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송언석 의원이 당직자 폭행에 대해 사과를 했음에도 며칠 후에 탈당을 했다. 문제시 모두 탈당 조치가 가능한가.=그렇다. 필요하다면 10명이든 20명이든 출당을 조치할 계획이다. 원내대표를 할 때도 그러한 당내 문제들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처리했다.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민생을 강조하는 우원식 후보와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민심이 회복되겠나.=개혁과 민생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180석이나 줬는데 왜 그렇게 국민들이 원하는 개혁을 제대로 못하느냐, 무능하냐, 이런 비판을 하신다. 문제는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국민과 함께 해오지 못했던 것이다. 여러 개혁과제, 특히 민생개혁부터 검찰, 언론, 부동산 등의 개혁을 국민들과 충분하게 소통하면서도 처리해야 될 일은 신속하게 처리하겠다.
-송영길 후보는 당내 언로의 확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당원이나 국민의 의견 반영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나.=당내 소통이 확실히 부족했다. 당원들과도 마찬가지다. 당원이 400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중요한 국정 현안이나, 입법, 정책에 대해서 이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민주적인 토론과 논의의 과정을 거쳐서 해소하느냐, 이견을 해소하고 하나의 의견으로 만들어 내느냐, 이것이 용광로 정치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들도 불만이 많다. 4선 이상인 중진 의원이 20명이 직전 지도부 사퇴 후 모였는데 지난 1년 동안 처음 모인 것이었다. 원내대표 시절에는 중진 회의를 최소 월 1회,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모여 의견을 들었는데 이런 기본적인 소통이 대단히 부족했다. 당원들과는 인터넷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좀 더 업그레이드 시켜서 당원들이 좀더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소통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럿이 모이지 못하니 물리적인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지 않겠나.=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 당대표 선거를 하면서도 대면 선거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줌을 활용해서 굉장히 많이 만났다. 배운 것이 많다. 당원들까지 확대해서 만나겠다.
-당내 인사들의 성비위 때문에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졌지만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까지 일어나 정치권의 품격의 문제가 거론된다.=성비위 등 성과 관련한 도덕적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가혹하게 처리해야 한다. 우리 당이 어느 정당보다도 양성평등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음에도 아직도 당 내에 그런 인사들이 남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국민들께 송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노력하고, 또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정말 가혹하게 처리할 생각이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2030세대 민심 이반이 컸다. 최근에 여권에서 군 가산점제, 모병제 등이 거론됐는데, 오히려 20대 남성과 여성을 갈라친다는 분석도 나온다.=그렇게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20대, 30대는 우리 소득의 불평등,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미래가 불안하고 일자리 문제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우리 당이 가장 잘못한 것은 이런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했다는 것, 고민과 절망, 불안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빨리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 1차적인 과제다. 미국에서도 밀레니얼 소셜리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밀레니얼 세대, 199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중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50%를 넘는다. 그만큼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 속에서 이 사람들이 희망을 못 갖는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들을 젊은 세대, 특히 2030세대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자꾸 남성과 여성의 갈등과 대립으로 문제를 축소해서는 해답이 없다. 어떤 개별 사항들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사회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 당이 중심적으로 해야 한다.
-기성세대의 투자 수단이었던 부동산에 대한 젊은 층의 접근은 굉장히 어려워졌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코인시장이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사실 코인시장 문제는 잘 모른다. 좀 더 공부를 해야 한다. 굉장히 불안정한 시장으로 보는 시각도 많이 있지만 미래의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문제는 솔직히 칼로 두부 자르듯이 답변하기 어렵다.
-친문, 비문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예전에 정권 말기, 또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항상 나오는 말이 계파 논쟁이다. 2018년 당대표 선거 때는 모든 사람이 '내가 친문이다'라며 친문 경쟁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정권 말기이고, 대통령 지지율이 좀 떨어지니까 다시 그런 말이 나온다. 보수 언론이나 야당이 만들어 준 프레임이다.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하는 홍영표 의원이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당을 향한 당내 인사들의 쓴 소리를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한 행동으로 보시는 것인가.=계파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하는 것이다. 4·7 재보선 전까지는 친문, 비문 논쟁이 없었다. 그런데 선거에서 지니까, 당이 어려워지고 지지율도 떨어지니까 나오는 것이다. 우리 당원들, 당원들의 집단지성이 이런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당이 국정과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문재인 정부의 어려움 중 하나가 인사였는데, 힘있는 여당이 되기 위한 인재 풀은 어떻게 구성하실 것인가.=이번 대선을 당이 주도하는 대선으로 치르고 싶다. 이를 위한 한 가지는 공약과 정책을 당론으로 정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당이 인재 풀을 만들어서, 주요 공약과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당 내부에 있는 역량을 모음은 물론 외부 전문가 집단 등과 같은 역량의 도움도 받다 보면 분야별로 많은 인재 풀이 형성이 될 것이다. 그것을 잘 관리해서 다음 정권에서는 그 속에서 장관도 나오고, 정부에서 일할 공직자들이 탄생해야 한다. 과거에는 당과 후보가 항상 함께 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대선 후보는 밖에다가 사조직으로 싱크탱크를 만들고, 그 사람들이 또 정부에 가서 일하게 되면 낙하산 시비가 걸렸다. 다음 정부부터는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당 주도의 대선 준비를 해야 한다. 당의 공약과 정책을 당론으로 정하고, 그 과정에서 인재 풀을 만들 것이다.
-경선이 후반부로 갈수록 네거티브가 거세지고 있다. 과거까지 소환을 하면서 상대방의 자질과 품격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이번 전당대회는 우리가 지금 바뀌지 않으면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치러지는 전대다. 때문에 누가 이 위기를 잘 수습하고 이기는 변화, 승리하는 혁신을 할 것인가, 그래서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를 경쟁하는 과정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각 후보 간의 어떤 자질과 역량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네거티브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굉장히 절제됨 속에서 그런 논쟁을 하고 있다. 이것은 유권자인 당원들이 볼 때 최소한의 판단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