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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한익스프레스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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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물류창고 화재로 38명의 재하청 노동자 사망"
13개 기업에서 사망한 노동자 96%가 하청업체 소속
중대재해기업법 제정에도, 위험의 외주화 여전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사고 희생자 합동 영결식. 이한형 기자

 

지난해 물류창고 화재사고로 38명의 재하청 노동자가 숨진 한익스프레스가 산재사망대책 마련 공동 캠페인단(캠페인단)이 선정하는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뽑혔다.

캠페인단은 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인 2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 최악의 살인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보고 자료를 기반으로 선정된 이번 명단에서는 '한익스프레스'가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캠페인단은 "한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물류창고 신축현장 화재라는 단 한 건의 산업재해로 38명의 노동자를 사망하게 했다"며 "12년 전인 2008년 4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던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 사고의 반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시공 원청인 건우는 무려 아홉 군데 업체에 재하청을 맡겼다"며 "한익스프레스는 이같은 다단계 하청 구조를 만들고, 안전을 방기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우러 30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화재가 발생한 물류창고 공사장이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어 "다단계 하청 구조는 하청업체로 하여 수익성 때문에 공사기간 단축의 압박을 받게 하고,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게 한다"며 "이는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다수를 포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입건되었다는 점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단은 지난해 5명이 숨진 오뚜기물류서비스와 포스코를 최악의 살인기업 공동 2위로, 지난해 4명이 숨진 GS건설, 창성건설, 현대건설, 현대중공업을 공동 4위로 선정했다. 그 뒤를 3명이 숨진 SK건설, 금호산업, 두산건설, 대우건설, 오렌지엔지니어링, 현대엘리베이터가 이었다.

캠페인단에 따르면 최악의 살인기업 순위에 오른 13개 기업에서 사망한 노동자 82명 중 79명이 하청업체의 노동자였다. 전체 사망자의 96%에 해당하는 수치다.

캠페인단은 "가장 열악한 일을 수행하는 하청노동자가 더 많이 사망하는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하청노동자였던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되었고, 위험의 외주화를 끊고자 2020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이 크게 진행되었지만 하청노동자들의 사망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캠페인단은 지난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쿠팡'에는 특별상을 수여했다.

쿠팡물류센터. 박종민 기자

 

캠페인단은 "쿠팡은 지난해에만 16명이 과로로 사망한 한국 물류서비스업의 살인적 경쟁 속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239건의 산재 신청이 있었다. 언론에 따르면 1년간 119구급차가 77번 출동, 닷새에 한 번꼴로 응급환자가 발생할 정도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도 되지 않고 방역도 전혀 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노동자와 가족 포함 152명이 집단 확진된 일도 있었다"며 "그런데도 쿠팡은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노동자를 탓하고 과로사 문제를 보도한 언론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캠페인단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었지만, 이윤에 눈이 멀어 중대재해를 예방하지 않고 기업의 최고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현장이 바뀌는 변화는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다"며 "노동자와 시민이 더욱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가 참여하는 캠페인단은 산재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 및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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