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다시 연 0.5%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이번이 일곱 번째 동결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 접종 상황을 언급한 뒤 "불확실성이 아직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경제 회복세가 안착됐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어 "지금 단계에서는 통화정책 완화기조의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 및 고용 부진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지난 2월 0.8% 줄었다. 7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다.
또 3월 취업자는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 일자리는 여전히 줄고 있다.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도 75만 9천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백신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정부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 집단면역 조기 달성이 어려워지면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 백윤민 수석연구원은 "코로나 집단면역 형성시기가 최소한 연말에서 내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실물경기가 아직 본격 회복단계가 아니어서 올해는 금리정책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은은 현재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와 농축산물 가격 상승 여파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5% 오르며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 금통위는 올 2분기 중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에는 다소 낮아져 1%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 중반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