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허왕후 리허설. 김해문화재단 제공
2천년 전 가야국 시조 김수로왕과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허왕후)의 사랑이 오페라에서 다시 만났다.
김해문화재단(대표이사 윤정국)은 경남 김해시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창작 오페라 '허왕후'를 무대에 올렸다고 9일 밝혔다. 공연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3일간 한다.
내용은 철기 문화의 강국이었던 가야의 김수로왕과 가야의 높은 문화 수준에 감명을 받은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이 시련과 역경을 이기고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다.
주요 포인트는 오페라 제목에서부터 시작된다. 김해를 중심으로 한 가야사를 그리는 데 김수로가 아닌 허왕옥을 중심으로 내세운 이유는 뭘까.
연출가 이의주는 "그간 여성 주인공이 수동적이며 비극적으로만 다뤄지는 걸 넘고 싶었다. 허왕후는 자기 의지로 김수로를 사랑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며 "역사 속 단편적인 인물이 오페라를 통해 현대적인 면모를 갖춘 캐릭터로 부활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왕후는 진취적인 여성으로 그려지고, 이를 받아들인 김수로는 '평등'이라는 가치를 가진 현대적인 왕으로 재해석된다.
이 오페라는 가야사 복원사업과 함께 김해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획됐다. 공모를 통해 김숙영 작가의 시놉시스와 김주원 작곡가의 음악으로 탄생했고 김성은, 김신혜 등 유명 성악가가 배역을 맡았다.
김해 시립합창단과 김해 최선희 무용단,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등 120여 명의 출연진 중 80% 넘게 지역 출신 예술인으로 채워졌다는 특징도 있다.
윤정국 김해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역특색을 드러내는 한편 보편적이면서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서울과 지역 예술인들이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초연 이후에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는 명작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작품을 다듬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페라 허왕후는 오는 9월 대구 국제 오페라축제에 참가하고 전국 순회공연을 거쳐 2024년 김해전국체전 축하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