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이한형 기자
EMA(유럽의약품청)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과 혈전의 인과관계 가능성을 인정한 이후 접종 연령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60세 이상으로 결정했다.
벨기에는 55세 이상을 접종 대상으로 설정했고, 영국 정부의 자문단은 30세 미만의 여성에게 접종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탈리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기존 65세 이하에게 접종하던 것을 60세 이상에게 접종하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전체 접종 계획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호주도 50세 이하에게 화이자의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 어린이집 간호인력, 장애인 시설 종사자 등의 접종을 연기했다.
앞서 독일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을 60세 이상과 고위험군으로 제한했고, 프랑스는 55세 이상에게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EMA는 전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과 혈전의 연관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권고안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해 혈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희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버밍엄대에서 의약품 안전성을 연구하는 앤서니 콕스 박사는 BBC와 인터뷰에서 "이런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은 극단적으로 낮다"면서 "예를 들면 욕조에서 익사하거나 비행기가 우리집에 착륙할 위험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사빈 스트라우스 EMA 안전성위원장은 독일에서 10만회분을 접종할 때 혈전은 1건 보고되고, 영국은 그보다 훨씬 적게 보고된다고 말했다.
다만 위험이 있다는 소식은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로아티아와 폴란드에서는 이날 백신을 접종하기로 한 4명 중 1명이 접종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프랑스 의사인 조엘 발렌도프 박사는 "많은 환자들이 백신을 맞으러 오지만, 접종을 취소하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