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보선 참패 후폭풍…비대위냐, 전당대회 '올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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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시장 선거 참패…與, 5월 전당대회 '주목'
일각에선 '쇄신' 강조하며 '비대위 체제' 주장
하지만 비대위원장 맡을 마땅한 인물 없는 상황
與, 어제 긴급회의 열고 '지도부 총사퇴' 등도 논의
속히 전당대회 체제 전환, 원내대표 선거 앞당기는 방안도 거론
민주당, 오늘 오전 화상의총서 당 쇄신 방안 등 논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 후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당을 이끌 차기 지도부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선을 11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금의 비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선거 당일인 7일 오후 늦게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고위원 총사퇴를 포함한 당 쇄신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與, 예정된 '참패'…5월 전당대회에 쏠린 이목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그것도 큰 격차의 패배였다. 당 지도부의 책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투표 마감 직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임기가 보장된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입장문을 통해 "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민주당의 부족함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 국민의 뜻에 따라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긴급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에 대해선 민주당이 민심의 회초리를 맞은 것 아니냐는 생각을 공유했고, 근본적으로 우리가 쇄신하고 새롭게 민심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긴급 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 논의가 이뤄졌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가지를 논의했고 내일(8일) 다시 모여서 의총을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해 최고위원 총사퇴안도 논의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번 선거는 서울·부산 두 전직 시장의 성 비위 논란이 불거지면서 치러졌다. 귀책사유가 민주당에 있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후보를 냈고, 급기야 'LH사태'까지 터지면서 선거가 '정권심판전(戰)'으로 굳어졌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는 야당 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 후 안국동 캠프를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당사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결국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가나다순)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이번에 뽑히는 당 대표는 다음해 있을 대선(3월)과 지방선거(6월)를 책임지고 당을 이끌어야한다. 그 어느 때보다 지도부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기다.

당내에서는 '친문(親문재인)' 인사가 당을 이끌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 패배 이후 레임덕에 빠질 문 대통령을 지켜야한다는 요구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으로 꼽히는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단일화해 현재 당권 후보 경쟁에서 앞서 있는 송영길 의원과 맞대결을 펼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비대위 체제' 가능성도…'대선 경선 연기론'도 솔솔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로 민심 이반이 확실해진 만큼, 속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당권 경쟁 과정을 거치면 또 다른 잡음이 나올 것이고, 그러면 지금의 민심 이반 현상이 더 가속화할 수 있으니, 대선 때까지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선거에서 완패하고도 쇄신의 움직임도 없이 5월 전당대회 때까지 마냥 기다릴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상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임금은 배, 백성은 물 -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옛말을 거듭 절감한다. 민심이 두렵다. 민심을 살펴보고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원장을 맡을 만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공천권은 없으면서 내년 대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져야하는 부담감이 있다.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한다고 하지만, 그의 리더십은 쇄신보단 철통같은 단일 대오를 강조하는 당권 강화 스타일에 가깝다는 평이 많다. 또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친분이 부각되면서 중립성에도 물음표가 달린 상황이다.

◇"비대위원장 맡을 인물 없어"…곧바로 전당대회 모드

비대위 체제는 자칫 혼란만 가중할 수 있으니 곧바로 전당대회 체제로 넘어가 당을 안정시켜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 체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며 "곧바로 전당대회 모드로 들어가 질서 있게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비대위로 가더라도 짧은 시기에 하는 거지, 대선까지 계속 하는건 아니다. 5월 전당대회는 그대로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당길 수는 없으니 원내대표 선거를 4월 중으로 앞당겨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7일 오후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 유력으로 발표 된 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 당직자들이 모두 떠나 침울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차기 민주당을 이끌 지도부는 최근 불거진 '대선 경선 연기론'에 대한 결론도 내려야한다. 당헌·당규상 지금은 대선 6개월 전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일각에선 민심 이반을 확인한 상황에서 대선 후보를 미리 뽑는 건 무리이니 후보 선출을 좀 더 늦출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여권 대선 주자 1위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경선 연기 문제를 놓고 향후 당내 진영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경선 연기론 이면에는 독주하는 이 지사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지도부의 정치적 중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배경이다.

민주당은 8일 오전 화상으로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차기 쇄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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