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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전쟁터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던 롯데가 승부수를 띄웠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커머스 판도가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급성장 중고시장서 부진한 이커머스 해답 찾은 롯데네이버와 쿠팡 양강 구도로 자리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전통적인 유통 강자 롯데의 위상은 초라했다.
지난해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 1위는 네이버(27조원), 2위가 쿠팡(22조원)이었다. 롯데온(7.6조)는 이베이코리아(20조원)와 11번가(10조원) 다음으로 5위를 기록했다.
유통가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될 때도 롯데는 조용했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100조 기업으로 우뚝 서고, 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을 잡으며 전략적 동맹을 맺을 때에도 롯데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전통적인 유통 강자지만 이커머스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하면서 롯데의 초조함도 더해졌다.
지난 1월 열린 롯데그룹의 성장 전략과 그룹 목표를 정하는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VCM)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는 기업에겐 미래가 없다"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요구했다.
롯데가 중고나라를 선택한 이유도 MZ세대 트렌드로 자리잡은 중고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있다.
중고거래 시장은 지난 2008년 4조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약 20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는 MZ세대가 중심이 된 리셀 시장이 향후 100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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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고거래는 롯데의 부진한 이커머스 실적을 메워줄 '묘수'가 될 수 있다.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당근마켓에 밀려 현재 중고거래 시장 3위지만 여전히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고나라 작년 거래액은 5조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회원수는 2천 330만명이며 월 사용자도 1천 220만명에 달한다.
롯데는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과 중고나라의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사기 위험이 높은 중고거래 특성상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고거래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대기업이 중고차 플랫폼시장에 나서면서 신뢰 문제가 확보된 것처럼 롯데 역시 신뢰 문제를 해결했을 경우에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열고 외연 키우는 신세계…이베이코리아 인수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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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든 반면 신세계는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하며 외연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다음달 20일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정식 서비스는 상반기에 시행된다.
24일부터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를 위한 전용 플랫폼인 '쓱(SSG) 파트너스를 통해 판매자를 모집한다.
그동안 신세계는 자사가 직매입한 물건을 위주로 판매해 왔다. 검증된 물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고 상품수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쿠팡의 경우, 상품 가짓수는 1억 6천만개인 반면 SSG닷컴은 1천만종이다.
SSG닷컴은 "오픈마켓 운영으로 상품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오픈마켓의 특성상 가격 경쟁도 자연스럽게 이뤄져 소비자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롯데와 신세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롯데와 이마트 모두 이커머스에서 하위권 주자인 만큼 거래액 20조원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1,2위 주자인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입찰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고,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역시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투자설명서를 수령했다"며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