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선 교수. UNIST 제공
손톱만한 반도체칩 안에 있는 수십억 개의 미세소자 패턴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빔(빛) 공정이 필요하다.
최근 국제 공동 연구진이 고가의 빔 공정이 필요 없는 초미세 패턴 제조 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물리학과 남궁선 교수와 美 미네소타주립대 연구진이 물질을 여러 번 얇게 입히는 공정만으로 반도체 패턴 제조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반도체 공정 기술인 원자층증착법을 활용한 것.
이는 빔 기반 기술보다 간편하고 저렴하다. 원자층을 입히는 횟수로 채널 폭(전극 간 간격)을 나노미터 단위로 바꿀 수 있다.
또 실리콘 대신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쓴 신개념 반도체 소자 제작에도 유리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10nm(나노미터, 10-9m) 이하 채널을 갖는 초미세 반도체 전극과 2차원 반도체 소자를 제작했다.
초미세 반도체 전극구조 제작 과정과 2차원 소자 제작. UNIST 제공
금속(전극)-절연체-금속(전극) 순서로 기판위에 증착해 나노 갭(gap) 패턴을 만든다.
이를 기판에서 뜯어내 뒤집으면 절연층 두께만큼 전극 간 거리가 분리 된 전극 패턴이 완성된다.
전극 표면이 기판에서 바로 분리됐기 때문에 표면이 매우 매끈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전극 위에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쌓아 소자(트랜지스터)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이번 기술은 트랜지스터 기반 광 검출기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초미세 트랜지스터 전극 사이의 강한 전기장이 빛에 의해 생성된 전하 입자들을 효과적으로 분리해 검출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광 검출기는 빛을 전류(전하입자)의 형태로 검출하는 소자로 초고속 광통신에 필수다.
제1저자인 남궁 교수는 "기존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균일한 나노미터 단위의 전극 구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구조 소형화와 초소형 광통신 모듈, 광학반도체칩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재료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에 지난 2월 24일자로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