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의 쏘왓]증권사 사상 최대 이익에도 '먹통' 계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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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따상'에서 녹자 거래량 폭주→미래에셋대우 앱 100분 먹통
증권사 앱 먹통 사고 하루 이틀 아냐, 올해 더 자주 발생
58개 증권사 판매관리비는 해마다 증가, 전산운용비는 제자리 걸음
동학개미로 6조 육박하는 대박 실적 냈지만 개인 위한 투자는 '인색'

미래에셋대우 MTS 먹통 화면.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두 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전화연결 됐어요. 보상 진행 문의했더니 유선 또는 홈페이지 접수 한 뒤 심사 후 결과 알려주신다고 하네요. 하, 그런데 앱 먹통된 건 증권사 잘못인데 왜 내 시간을 이렇게까지 낭비하면서 보상 신청을 해야 하나요. 홈페이지 접속했더니 무한 동그라미만 동그르르…고객센터로 전화를 하라면서 연결이 이렇게 안되는데, 알긴 아는 거냐고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이틀 째인 지난 주 금요일(19일) 미래에셋대우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거래시스템(MTS)의 '먹통 대란'이 일어나자 공모주 청약자들은 단체로 '멘붕(멘탈붕괴)'에 빠졌습니다. 이날 뿐 아니라 증권사 HTS·MTS 등의 먹통 현상은 하루 이틀이 아닌데요. 개인 투자자가 증가한데다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인해 거래량이 폭증할 걸 예상했을 텐데 왜 자꾸 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걸까요? 이런 먹통 현상이 또 다시 나타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1. SK바이오사이언스 '먹통 대란' 무슨 일?

IPO(기업공개) 대어(大漁)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한 지 이틀 째인 지난 19일 거래량 폭주로 증권사들의 접속 장애가 발생한 일을 말합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HTS와 MTS 일부는 약 100분쯤 '먹통'이 돼 투자자들은 하락하는 주가를 지켜봐야만 했는데요. 문의와 민원이 빗발치면서 대표 전화와 지점 전화, 고객 센터까지 연결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됐고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하자마자 신고가 2배+상한가로 '따상'을 친 금액에서 먹통이 된 이날 주가가 계속 하락했습니다. 고객들은 보고도 팔지 못하니, 그야말로 분통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날은 NH투자증권, 토스증권 등에서도 일부 접속 지연 등 전산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워낙 오랫 동안 전산 장애가 계속됐기 때문에 절차에 따른 피해 보상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보상 기준을 본 투자자들은 또 분노를 금치 못했는데요. 미래에셋대우의 보상 기준에 따르면 ①고객센터 또는 영업점에 보상 요청이 접수돼 있어야 하고 ②당사 전산시스템 장애와 직접 관련 있는 손실이어야 하며 ③전화 기록 또는 로그 기록 등 기타 실질적이고 객관적인 증명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는 주문 건이어야 해서입니다. 물론 회사 측은 보상을 하기 위해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가 필요했지만, 투자자들은 보상 기준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반발했습니다. 고객센터나 영업점 등은 전화 통화조차되지 않았고요. 접속 지연 현상을 캡처 등으로 증거로 남기라는 어떠한 안내도 없었기 때문이죠.

투자자들은 "먹통 돼 난리 났을 때는 안내도 안 해 놓고 이제서야 화면 캡처가 있어야 한다는 건 보상을 해주기 싫다는 것 아니냐"라거나 "로그인을 못해 매도 주문 자체를 못했는데 주문 번호를 적으라고 하고, 전화 연결이 안 돼 시간 낭비 했는데 전화 통화 기록을 내라니 누구 약올리냐"는 등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회사의 오류로 인해 발생한 문제기 때문에 23일 접수 받은 것까지 긴급 보상 개념으로 빠른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로그인 안했어도 로그인 시도를 했으면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감안한다, 그러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 접속 장애가 있었다는 등의 내용까지는 보상 기준에 안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래에셋대우 홈페이지 캡처
2. 주요 증권사들 먹통, 하루 이틀이 아닌데…


증권사들의 앱이 지연되는 전산 사고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최근 3년간 10개 주요 증권사에서 총 52건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거의 한 달에 1회 이상 지속적으로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이로 인한 투자자 민원은 1만 2708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해를 거듭할 수록 전산 사고가 증가하고 민원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국회 정무위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민원 건수가 △19년 7월 1건, △20년 3월 305건, △20년 9월 1227건, 20년 11월 4497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배상금액도 19년 23만 2천 원에서 20년 11월에는 23억 3465만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새해 들어 주식 투자 열풍이 더 거세게 불면서 이같은 전산 사고는 더 잦아지고 있는데요. 코스피가 '3천 시대'를 열어젖히자 주식 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더 많이 몰린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새해 첫 증시가 시작된 1월 4일에는 KB증권이 개장 직후인 오전 10시쯤부터 10여분간 온라인 시스템 접속 지연이 발생했고요, 같은날 NH투자증권에서도 개장 이후 40분 가량 MTS, HTS에서 주식 잔고 조회 등 일부 업무의 조회가 지연됐습니다. 같은 달 12일에는 신한금융투자 HTS, MTS이 먹통이 돼 무려 1시간 30분이 지나 복구됐습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3. 왜 자꾸 증권사 앱은 버벅대나?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특히 올해 초에는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했는데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스템인 HTS와 MTS 등에 대한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 증권업계 전문가는 "증권사들이 일부 서버 증설 등은 했을지 몰라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이와 유사한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잦은 전산 장애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권사들의 판매관리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전산운용비는 과거와 유사한 수준이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 등에 따르면 전체 58개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16년 4801억원, △17년 5110억 원, △18년 5419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19년도에는 5368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20년도에는 또 소폭 증가해 580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투자자들이 화가 나는 대목이 이 부분인데요. 증권사들은 '동학개미 천만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야말로 대박 실적을 냈기 때문이죠.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20% 늘어나 6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유례없는 증시 활황과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증가로 수수료 수익이 급증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수익을 가져다 준게 개인 투자자들이었는데 이들을 위한 투자가 인색하니 씁쓸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4. 앱 또 먹통되면 대응 방법은?

증권사들이 획기적으로 전산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는 이상 앱 먹통은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는데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되는게 최우선이겠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 보상을 받으려면 최대한 전산 장애를 증명할 수 있도록 화면을 캡처하는 등의 증거를 남겨놓는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19년도 전산 장애로 KB증권을 상대로 단체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의 법률 대리인인 박병채 법률사무소 선 변호사는 "현행 증권사의 손해배상 기준이 그대로인 상황에서는 먹통이 되는 정신 없는 상황에서도 전산 장애 상황을 입증할 수 있도록 화면을 캡처하거나 로그 기록을 금융사에 요청해서 받는 등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잇따라 발생하는 증권사 앱 전산 사고 등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요. 금감원 디지털검사국 관계자는 "원인 파악이 어느 정도 되면 그 부분을 포함해 최근 사고들을 확인해 증권사 쪽에서 주의를 기울어야 할 부분 등을 지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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