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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문건 관련자, "'피'만 챙긴 사람들이 수사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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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관련자 "등기부 중요치 않다…등기 전 '당첨권' 거래 이뤄져" 의혹 제기
정당계약 전 당첨권 거래는 불법…"특혜 넘어 중대 범죄" 주장

유력 인사 이름과 직책, 전화번호와 '선택호실' 란에 요청사항이 담긴 부산 엘시티(LCT) 리스트. 강민정 기자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사건을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진정인이 주장하는 '로비용' 리스트를 두고 시행사 측은 '영업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입수한 리스트를 가지고, 문건 관련자들을 만나 이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들여다봤다.

우선, 진정인을 비롯한 문건 관련자들은 지금 일부 언론이나 시행사 측에서 '특혜인지 아닌지 밝히려면,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이 실제 엘시티에 거주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는 주장이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엘시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107명 가운데 등기부등본 확인 등을 통해 아파트를 실제 분양받았거나 매입한 사람은 30명 안팎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 중 피분양자가 20%대로 너무 적어 특혜 분양 리스트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건 관련자들은 '당첨권'을 거래한 사람들은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할 수가 없다고 반박한다.

한 문건 관련자는 "엘시티 이영복 회장이 일반 당첨자의 당첨권을 웃돈, 이른바 프리미엄을 주고 사들여 리스트 있는 사람들에게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이 당첨권을 가지고 엘시티에 살려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프리미엄만 받고 그냥 판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를 파헤치는 게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등기부등본상에는 당첨권이나 분양권 거래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구청에 분양권 거래확인서를 떼보면 되는데, 이는 당사자만 뗄 수 있어, 결국 수사기관밖에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건 관련자들은 당첨권 거래가 특혜를 넘어선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한다.

당첨권은 청약을 통해 당첨 통보만 받은 권리로 계약금을 미납입한 상태이다. 계약금을 납입한 뒤 당첨이 확정되면 분양권이 된다. 법상 분양권은 거래가 가능하지만, 당첨권은 양도할 수 없게 돼 있다.

문건 관련자는 "당첨권은 정당계약 전에 제3자에 양도할 수 없도록 법으로 막아놨다"면서 "이영복 회장 지시로 시행사 핵심 인물들이 당첨권을 쫙 사들여가지고, 우선 당첨자 이름으로 계약금을 낸 다음 합법적으로 분양권 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확보한 당첨권으로 분양권을 확보해 지역 유력인사에 넘겨졌고, 당첨권의 계약금까지 이 회장이 해결했다는 게 문건 관련자들의 주장이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송호재 기자

 

참고인들은 실제 이같은 내용을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수사 중에 있는 사안이라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관련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리스트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CBS노컷뉴스가 확인한 엘시티 리스트에는 현직 국회의원, 전직 장관, 검찰이나 법원장 출신 변호사, 전 언론사 대표, 금융그룹 전 대표, 유명 기업인 등 107명의 유력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이 리스트는 엘시티 정당계약 하루 전인 2015년 10월 27일 오후에 작성돼 같은 해 12월 7일까지 수정됐다. 리스트는 3명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엘시티 측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리스트 공개 직후 엘시티 관계자는 "5년이 넘은 일이라 논란의 리스트는 찾지 못했다"면서 "제3자를 통해 확보한 리스트를 분석해 보니 유력 인사는 21명으로 보이고, 이 중 6명이 분양권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정상적인 계약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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