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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뭉갰던 이해충돌법…LH 사태로 '뒷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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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오이밭서 신발 만지지 않도록"
2013년 발의됐지만 쏙 빠져…지금도 계류
"야당이 협조해야" VS "또 우리 핑계냐"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등 민주당 정무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적 직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었을 때 처벌하는 이른바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에 국회가 부심하고 있다.

투기에 가담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당장 처벌될 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에 부랴부랴 마련하는 대응책의 일환이다.

그러나 거의 10년 전 발의된 이 법이 국회에서 내내 표류해왔다는 점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2013년부터 발의, 폐기 반복

이해충돌 방지법은 지난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던 청탁금지법을 국회에 제출했을 때 그 안에 담겼다.

그러나 2년 뒤 법안 통과 때 이 대목은 쏙 빠졌다.

직무 연관성과 이해충돌 가능성을 쉽게 가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시민사회 요구는 이후에도 계속됐지만 국회는 발의와 폐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21대 국회에서도 관련법은 5개나 발의돼 있다.

이렇게 해당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에 묵혀 있던 법안이 다시 주목받게 된 건 LH 사태 이후다.

투기에 가담한 직원들을 처벌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랴부랴 이 법 처리를 약속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공직자가 아예 오이밭에서 신발을 만지지 않도록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제도까지 공감대를 넓혀달라"고 강조했다.

◇임박한 선거 탓에 앞으로 속도 내겠지만

그렇다면 왜 그동안 통과가 되지 못했던 걸까.

여야는 이번에도 남 탓이다. 공을 서로에게 돌렸다.

정무위 여당 간사 김병욱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협조를 해줘야 한다"며 "제정법이라 공청회를 열어야 하는데 법안소위 일정에 합의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민주당은 또 우리 핑계냐"면서 "제정법인데다가 기존에 있는 공직자윤리법이나 김영란법과 중복되는 상황이고, 관장 부서도 국무총리실, 권익위, 인사혁신처가 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두고 법만 덜컥 만든다면 법끼리 충돌해서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제는 민주당이 LH사태가 터졌다고 바로 법을 통과시키자고 하는데 그러면 법끼리 꼬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공수처에 이해충돌 방지 수사를 넣자고 주장했는데 여당 의원들이 빼 달라고 요청했었다"며 "그래놓고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고 말했다.

다만 4월 보궐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여론의 공분이 식지 않는 터라 관련법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태가 이렇게 커진 데 정치권 책임도 적지 않다는 비판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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