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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서울시 보유 공공주택 중 진짜는 43%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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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인 13만2천호는 '가짜·짝퉁'에 불과
박원순 10년간 3만호, 오세훈 5년간 3만호만 공급
SH공사 "분류 부적절하다…주거 안정 최선 다할 것"

경실련 제공

 

지난해 말 기준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보유한 공공주택 23만3천호 가운데 국민이 원하는 '진짜 주택'은 43%에 불과하다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실련이 공공주택을 진짜와 가짜로 분류한 결과 SH가 보유한 23만3천호 중 57%인 13만2천호는 가짜·짝퉁이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먼저 2006년 서울시 민선 4기 오세훈 시장 이후 서울시 공공주택 재고 현황을 유형별, 지역별로 조사했다.

서울시가 경실련의 정보공개청구 답변으로 제출한 서울지역 임대주택 현황(2020년 12월 1일 기준), SH공사 2021년 업무 현황 통계(2020년 12월 31일 기준), 서울시 서울 정보소통광장 등을 참고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기준 SH는 23만3천호의 공공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10만1천호만 진짜 공공주택으로 인정하고 나머지 13만2천 호는 가짜·짝퉁이라고 봤다.

경실련은 "진짜 주택은 공공이 장기간 보유하면서 저렴한 임대료로 나라의 주인들이 장기간 거주가 가능한 영구, 50년, 국민임대와 장기전세 등이 가능한 공공주택만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일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SH 장기공공주택 보유현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장기 공공주택 유형 중 13%(3만1천호)를 차지하는 임차형(장기안심 1만2천 호, 전세 임대 1만9천호)은 사실상 전세보증금을 지원하는 제도라고 판단해 가짜 공공주택으로 판단했다.

9만5천호로 장기 공공주택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41%)을 차지하는 매입임대는 '짝퉁'이다. 매입임대는 크게 재개발임대와 다가구 등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구분된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 허가 시 용적률, 층고 상향 등과 같은 특혜를 제공하고 공공주택을 기부채납 받는 재개발임대가 매입임대 중 71%를 차지한다.

경실련은 "아파트로 공급되다 보니 다가구, 빌라 등과 같은 매입형보다 질적으로 나을 수 있다"면서도 "공공이 건축비와 토지비를 지불하고 매입해야 하는 만큼 엄격한 개발이익환수 장치라고 볼 수 없고, 예산낭비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개발로 인해 내쫓기는 세입자와 원주민, 비싼 분양가 책정으로 집값도 못 잡고, 막대한 불로소득을 건설사와 조합, 투기 세력에게 안겨주는 등의 부작용도 크다"며 "온갖 특혜를 제공하고 구걸하듯 찔끔 받고 있어 구걸 임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행복주택은 6천호로 비중은 적지만, 높은 임대료와 짧은 거주기간을 고려했을 때 진짜 장기 공공주택으로 인정하긴 어려운 '짝퉁'이라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이한형 기자

 

역대 시장별 공공주택 재고 현황도 분석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재임 기간 5년간 2만9천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했고 그중 2만3천호가 경실련 기준 '진짜'로 분류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임기 10년간 10만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했는데 경실련은 그중 2만7천호만이 자체 기준 '진짜'라고 판단했다.

경실련은 "오세훈 시장은 늘어난 물량 중 진짜 공공주택 비중인 81%인 반면, 박원순 시장은 27%에 그쳤다"며 "박 시장 재임 이후 지난 10년간 장기간 공공이 보유하는 진짜 공공주택이 아닌 가짜, 짝퉁으로 보이는 변형된 주택 유형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경실련은 " 여야 후보들 모두 경쟁하듯 공공주택 30만호, 70만호 공급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공허한 헛공약일 뿐"이라며 "역대 시장 중 박원순 시장은 10년간 3만호(연간 3천호)를 오세훈 시장은 5년간 3만호를 공급한 수준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SH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소득별·계층별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행복주택, 매입임대 등을 '가짜 임대주택'으로 분류하는 것은 현재 거주 중인 5만 세대를 위해서라도 적절하지 않은 분류"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세임대는 장기전세와 동일하게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면서 기준금액의 95%를 공공이 부담하고 있다"며 "공공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층·연령·소득별 다양한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 사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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