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시개]"사고나면 부인 옆 다른 男"…황당한 건설 현수막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부산 한 공사현장서 여성 비하·노동자 사고 책임 전가 표어 논란
시민들 "안내판 내려달라" 항의도
과거 2016·2019년도에도 비슷한 문구로 '물의'
전국건설노조 "노동 감수성 떨어지는 현실 개탄"

부산국제아트센터건립공사 현장. 연합뉴스

 

"사고나면 당신 부인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부산의 한 공사 현장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사고 책임을 건설노동자에 전가하는 듯한 안전 표어를 걸어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측은 9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런 기획을 한 사람들의 노동 감수성이 너무나 떨어지는 현실에 안타깝다"며 "현장에서는 시설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저 문구는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모든 불행이 가정으로 간다라는 의미로 보일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기업이 아닌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건설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대해 기업과 사회적 책임이 공유되고, 인식의 변화가 먼저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부산진구 등에 따르면 부산 시민공원 북문에 건립 중인 부산 국제아트센터 공사장 안내판에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물의를 빚었다.

문구 주위에는 눈을 내민 채 이불을 덮고 있는 여성과 5만원 돈뭉치가 그러져 있다. 해당 안내판은 시공사 태영건설 컨소시움이 당일 오전 시간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시민들은 곧바로 항의하며 관할인 부산진구와 부산시 등에 간판 철거를 요구했고, 해당 안내판은 이날 바로 철거됐다.

건설노조 제공·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안전 현수막 문구에 대한 논란은 이전부터 있었다. 2016년 대구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같은 문구가 걸렸고, 2019년 초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비슷한 안내판이 걸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불만의 주체는 위험한 공사 환경을 만든 사업주여야 하는데, 지원자이고 조력자인 부인에 대한 신뢰를 불신으로 바뀌게 만든 여성 혐오적인 표현"이라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조합 측에서도 "계속되는 건설 현장 속 표어 논란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