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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검수완박' 의식?…'LH투기' 초동조사부터 배제된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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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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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합동조사 주체서 빠진 檢
아직 의혹 규모조차도 물음표인데…
'檢 사안 아냐' 논리부터 작용기류
"수사 前 조사 배제는 비합리" 비판
與, '검수완박' 의식했나 물음표도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의 모습. 이한형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초기 합동조사 주체에 검찰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놓고 법조계에선 "합리적인 판단에 따른 결정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직 초기 의혹 수준인 이 사안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사 단계도 아닌 초동 조사 단계부터 검찰을 배제시킨 건 지나치게 자의적 판단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일각에선 최근까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과제를 추진해 온 여권이 현 상황에서 검찰을 조사 주체로 인정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정무판단론'까지 거론된다.

정부는 지난 4일 LH투기 의혹과 관련해 현황 파악 등 1차 조사를 담당할 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켰다. 의혹 대상인 정부가 조사의 키를 쥐고 있는 데다가 조사 주체엔 이 사안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포함돼 '셀프 조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검찰은 조사 주체에서 빠진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재로선 이 사안은 법상 검찰이 나설 성격의 범죄가 아니라는 여권의 판단이 작용하는 기류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는 부패 범죄의 경우 4급 이상 공직자, 3000만원 이상의 뇌물 사건 등으로 제한되는데, 이 범위에서 벗어난 사안이라고 보는 셈이다.

정부 조사에 이은 수사도 일단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서 맡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국수본을 중심으로 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도 지시했는데 국세청과 금융위원회가 주체로 거론됐을 뿐, 마찬가지로 검찰은 빠졌다. 야권에선 정부 자체조사와 국수본 수사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와 관련 이 사안을 곧바로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여권의 판단은 받아들이더라도, 수사 전 정부의 초동 조사단계에서조차 검찰이 포함되지 않은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부동산 문제와 맞물려 국민적 공분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진상규명을 하려면 유사 범죄를 다수 다뤄본 검찰의 노하우를 참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 출신 인사는 "수사권 조정이 현실화 된 데다가, 현 시점의 의혹 내용상 검찰이 전격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지점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수사 전 조사 단계에 검찰을 포함시킬지 여부는 법의 영역이 아닌 정부 판단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도 영장청구, 범죄수익환수 등 향후 각종 처분 과정에서 함께해야 할 대상인데 '배제 논리'가 우선 작용한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현직 검사도 "이 사안이 어떤 규모의 투기 사건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그런데 사안을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보기 위한 첫 조사 단계에서조차 검찰이 사실상 배제되니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초기부터 수사로 풀어야 할 문제에 정부가 조사 주체로 나선 것 자체도 마땅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인 만큼 검경이 함께 조사 주체로 참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사주체를 결정지었으면 될 일"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정부가 청와대 정책 책임자 등은 이번 조사 대상으로 검토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가,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뒤늦게 조사가 이뤄지게 된 상황을 두고도 정부가 이번 의혹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 제공

 

법조계에선 "최근까지도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을 통한 검찰 수사권 박탈을 추진해왔던 여권으로선 이제와서 검찰을 조사 주체로조차도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까지 나온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LH 투기 의혹을 놓고 이른바 '검찰 패싱 논란'까지 겹치자 8일 "(이번 사건은)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며 "아직 투기 의혹의 일단이 드러난 상황이라 개인의 일탈인지 구조적 문제인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검경의 유기적 협력으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수사 노하우 및 기법 공유, 수사 방향을 잡기 위한 논의 등에서 경찰과 보다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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