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안나경 기자
부산에서 여성보호 담당 업무를 맡은 경찰간부가 이성과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직위해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두 달 사이 부산지역 현직 경찰이 음주운전을 하다 시민을 다치게하는가 하면 만취 순경이 차를 훔쳐 몰다 검찰에 넘겨지고, 간부급 경찰이 호텔에서 여직원을 상대로 난동을 부리는 등 물의가 잇따르자, 부산경찰청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경보를 발령했지만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경찰청은 부산 한 경찰서에서 부산경찰청 소속 A 간부를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말 경남 양산의 한 식당에서 이성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 모임은 회식이 아닌 A 씨 개인 일정이었으며,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전경.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은 지난 5일 새벽 이런 내용을 담은 112신고가 접수되자 A 간부를 직위해제한 뒤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지만, A 씨가 여성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직위해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A 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현재 전화기가 꺼져 있는 상태다.
음주로 빚어지는 부산 경찰의 일탈 사고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9일 오후 10시 45분쯤 부산 수영구 한 호텔 로비에서 종업원의 팔을 잡아당기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폭행)로 부산경찰청 소속 B 경정이 불구속 입건됐다.
앞서 지난달 2일 오후 9시 40분쯤에는 부산경찰청 소속 C 경위 등 경찰관 3명이 부산경찰청 지하 주차장에서 1층 입구까지 음주운전을 하다 시민과 접촉사고를 내 자체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24일 오후 10시 30분쯤에는 D 순경이 해운대구에서 술에 취해 도로에 세워져 있던 차량을 훔쳐 탄 일도 발생했다.
D 순경은 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같은 달 30일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경찰이 출동한 현장에서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적발됐다.
연합뉴스
부산 경찰은 최근 두 달여 사이 소속 경찰관이 잇따라 음주운전, 절도, 도박, 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지난달 1일부터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경보를 발령한 상태이다.
오는 14일까지는 경찰 전 직원에 '음주 자제령'을 발령한 상태이기도 하다.
부산경찰청 지휘부가 특별 대책까지 마련할 정도로 내부 기강을 단속하는 상황에서 음주 사고가 또다시 빚어지자, 고강도의 조직문화 쇄신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경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