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복 입고 쿠데타 규탄시위 나선 미얀마 주유소 직원들. 연합뉴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를 사실상 지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말레이시아는 인권 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00여명의 소수민족을 미얀마로 추방했고,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미얀마 군부와 만나면서다.
24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날 이민자 1086명을 미얀마로 추방했다.
인권 단체들은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을 수 있는 소수민족도 추방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로 추방된 이들이 큰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1200명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제엠네스티는 아직 추방되지 않은 114명의 신원과 상태가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추방이 이민법에 따른 조치일 뿐이고, 추방된 이들 가운데 망명을 신청한 사람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번 추방은 13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미얀마 군부사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물품의 판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가운데 결정됐다. 이들 단체는 미얀마 군부에게 공급된 물품이 향후 시민들을 억압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일부 국가는 미얀마에 대한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제재조치를 실시했다. 하지만 미얀마 최대 무기공급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도 이 같은 통상금지 요청을 무시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 군부의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은 이날 태국 방콕에서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고위급 대면 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얀마 군과 문민정부 양측과 집중적인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상자와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폭력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양측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지 언론은 인도네시아가 미얀마에서 새로운 총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이 선거 감시단을 보내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투표가 있었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입장이다.
결국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국가들의 협력을 추진하며 사실상 미얀마 군부의 입장을 지지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