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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속도조절' 답변에 김태년이 수습…불꽃 튄 운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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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 靑 업무보고…불법사찰‧신현수 사태 등 도마 올라
민주당, MB‧朴 정권 시절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 집중 공세
국민의힘, '신현수 사의' 파동 관련 정권 내 분열양상 지적
유영민 '속도조절' 발언 관련 김태년 개입에 여야 신경전도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여야는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불법사찰 의혹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표명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전 정권 시절 자행된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에 대한 진상규명을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신 수석의 사의 표명과 관련된 내막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모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질의를 쏟아냈지만, 사실상 유 실장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각자에게 유리한 이슈 띄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의에선 민주당 소속인 김태년 운영위원장의 일부 의사진행 개입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기도 했다.

◇민주당, MB‧朴 정권 불법사찰 겨냥 "특별법 제정해 밝혀야"

민주당은 회의 시작부터 최근 불거진 MB정권 시절 여야 정치인 등에 대한 국정원의 불법사찰 논란에 집중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불법사찰 자료 공개 관련 검토 의사를 밝힌 점을 들어 야당을 압박한 셈이다.

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작년 12월 MB정권 시절 국정원의 사찰 문건을 피해자에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난 이후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던 피해자들도 국정원에 잇따라 자료를 청구하고 있다"며 공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같은당 조승래 의원은 "국정원의 불법사찰 자체도 위법이지만, 그것을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무총리 등에게 보고를 했다는 것은 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김원이 의원도 "문건에 명시된 보고처를 보면, 박모 전 정무수석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권한대행까지 연계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독재 시절에 버금가는 불법사찰이 드러난 만큼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유 실장의 의견을 물었다.

불법사찰 논란과 관련해 유 실장은 대체로 발언을 아끼면서도 재발방지 대책 마련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실장은 "청와대가 여기(불법사찰 논란)에 대해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 정부 들어 국정원에서 국내 정보 사찰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 이런 불법적인 사찰이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없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신현수 사의' 파동 겨냥한 국민의힘 "자초지종 공개해야"

유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 논란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은 신 수석 사의 파동 관련 자초지종을 따지며 유 실장을 압박했다. 신 수석이 휴가 후 복귀하면서 표면적으론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이번 검찰 인사 과정에서 신 수석이 완전히 '패싱'됐다는 말이 나온다"며 구체적인 정황 설명을 요구했고, 정희용 의원도 "언론보도에선 박범계 법무장관이 인사협의 과정의 이견이 발생하니 '왜 우리 편에 서지 않느냐'고 신 수석을 몰아세웠다고 하는데 대체 '우리 편'이 누구냐"고 물었다.

주호영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표를 수리하지도, 반려하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있다고 이해하면 되겠냐"고 했고, 조수진 의원은 "국가 기강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면 (대통령에게) 신 수석의 경질을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유 실장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유 실장은 인사 과정을 포함한 신 수석 파동은 대통령의 '통치행위'의 일환이기에 구체적인 사안을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신 수석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선 "아마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만큼 곤혹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유 실장은 검찰 인사 관련 박 장관과 신 수석의 이견에 대해 "신 수석은 (인사안을) 더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박 장관은 충분히 협의가 됐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도 사태의 발단이 된 인사안의 결재 라인에 대해선 "누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년 운영위원장. 윤창원 기자

 

유 실장의 검찰 개혁 관련 '속도 조절론' 발언을 놓고 김태년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충돌도 발생했다. 유 실장은 곽상도 의원의 질의에 "박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당부했다"고 했는데, 박 장관의 발언과 배치되며 논란이 된 것이다. 이날 박 장관은 "대통령께서는 그런 표현을 쓰신 바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의사 진행 도중 개입해 유 실장에게 "정확한 대통령의 워딩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 않냐"라고 묻자, 유 실장은 "정확한 워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런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사실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다른 위원들의 질의를 통해 해결해야지 위원장이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오해가 있을 만한 답변이 있으면 정정해주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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