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은 18일 이른바 '제3지대' 경선의 첫 TV토론에서 격돌했다. 이들은 부동산 급등 사태 등 현 정부의 실정을 한 목소리를 비판했지만, 자유토론에선 소통 논란과 리더십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문재인 정부의 4년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첫 TV토론에 참가했다.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파란색 넥타이를 멘 안 대표는 토론 과정에서 손짓 등 제스처를 적극 활용해 금 전 의원을 향해 질의와 설명을 이어갔다. 파란색과 노란색, 빨간색이 섞인 넥타이 차림의 금 전 의원은 안 대표를 향해 '말 바꾸기'와 '불통' 논란 등 공세를 폈다.
◇불통 논란…금 "소통문제 꾸준히 지적돼" vs 안 "어려운 길 가니 오해 생겨"
금 전 의원이 자유토론에서 지난 2011년 안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 소통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한 점을 지적하자, 안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금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선 야권이 문재인 정부의 불통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데 안 후보 또한 마찬가지로 소통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과거 새정치연합 시절에 이어 2015년 민주당 탈당, 2017년 대선 과정 등에서 불통 논란 사례를 들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오른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와 단일화를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2017년 대선 때는 당시 국민의당 캠프 총괄 선대본부장인 3선 의원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도대체 누구와 소통하며 일을 처리하는지 물어도 답을 안 한다'고 말했다"며 사실 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저는 혼자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며 "미리 먼저 알아야 하는 사람들에겐 전화를 하거나 만나서 소통을 하는데,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길, 제3의 길을 가다보니 그런 상황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는 길이 어려운 길이기에 합류하지 못한 분들에게 원망의 마음은 없고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가기 위해 반성하고 발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안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로 선회하는 등 '말 바꾸기'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는 말 바꾸기로 지적을 받고 있다"며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 말을 바꿨다"며 "안 대표가 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여당에선 말을 바꾼 걸 공격을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아무리 대선을 열심히 준비해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면 소용이 없다"며 "현 정부의 거짓말을 겪으며 서울시장 선거에 몸을 던져 불확실성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운데)와 단일화를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퀴어 축제' 두고 이견…文 정권 부동산 정책 비판엔 공감대성 소수자 관련 퀴어 축제와 관련해선 이견을 보였다.
안 대표는 "개인 인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본인이 믿고 있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또 그걸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고, 금 전 의원은 "우리 사회가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3지대에서 안 대표와 제가 할 수 있는 게 자기를 대변해주는 정당 없는 분들을 위해 목소리 내는 것이다.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 사태와 부동산 급등 문제 등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안 대표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이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세금폭탄 때리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게 문제의 시작"이라며 "(대출에 대한) 지불 능력이 있는 무주택자까지 대출을 규제했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도 "안 대표의 부동산 진단에 공감한다"며 "보궐에서 당선되는 서울시장 임기가 1년 3개월인데 민주당 소속이 다수인 시의회와 충돌하지 않고 실적을 내려면 재개발 지역 해제된 것을 다시 지정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인사에 대해선 "조 전 장관 임명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조 전 장관 사태 등이 우리 사회의 도덕성과 정의감을 떨어뜨렸다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