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9시 52분. 119상황실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고양이가 축구 골대 그물에 끼어있어요."구조출동에 나선 논산소방서 구조대원들은 반월초등학교 운동장 축구 골대 그물에 심하게 엉켜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구조대원이 그물을 끊으려고 다가가자, 겁을 먹은 고양이는 발버둥을 치다 그만 그물에 목이 더 감기고야 만다.
설상가상 의식까지 잃은 아찔한 상황. 고양이의 몸이 축 늘어지기 시작하자, 구조대원은 즉각 목에 걸린 그물을 잘라 고양이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이어지는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구조대원들은 "힘내, 힘내"를 외쳤고, 고양이가 마침내 혓바닥을 움직이자 구조대원들은 "살 수 있어"라고 말한다.
구조대원들이 의식을 잃은 고양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다. 소방청 제공
고양이가 숨을 쉬자, 그제야 구조대원은 "살았어. 살았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이가 완전히 의식을 찾자, 구조대원은 고양이 등을 토닥토닥 두드린 뒤 자리를 떴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조상우 소방사는 "고양이 심장 위치가 옆구리 갈빗대 쪽에 있어 적정한 곳을 찾아 가슴압박을 실시했다"며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숨이 탁 트인 느낌이 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큰 생명이든 작은 생명이든 구해야 하는 상황이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동물을 사회적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상황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중요시하는 구조대원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조대원들은 고양이가 의식을 다 찾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소방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