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본사. 연합뉴스
2년 전 만성적자로 인수합병설까지 나돌던 쿠팡. 그런 쿠팡이 이커머스 최대 강자로 재탄생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1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하는 쿠팡이 해외사업 진출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확장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전망이어서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적자에 인수합병설까지…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난 쿠팡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로 이커머스계 신흥 강자로 떠올랐지만 만성 적자로 2년 전엔 인수합병설까지 나돌았다.
그런 쿠팡이 미국 증시 직상장으로 몸값만 50조에 거론되는 이커머스 최대 공룡으로 재탄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의 기업 가치를 500억달러(약 55조 4000억원)로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이 한 달 전 언급한 300억달러(약 33조 2000억원)를 넘어선 수치다.
'한국의 아마존' 평가를 받는 쿠팡은 이번 미 증시 상장으로 1조 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상장을 통해 총 10억달러(1조 1000억원)을 조달한다는 목표다.
유통업계에서는 수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쿠팡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쿠팡은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7억 달러(3조 3000억원)를 투자받은 뒤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8년에는 신선 식품을 새벽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도입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19억 7000만 달러(약 13조 2500억 원). 적자 규모는 적자 규모는 4억 7490만 달러(약 5257억 원)에 달하지만 쿠팡은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먼저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쿠팡은 미 증시 신고서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고, 서비스 현지화를 위해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며 해외 사업 진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쿠팡은 현재 서울 이외에도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LA, 베이징, 상하이,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 오피스를 두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이뤄질 전망이다. 로켓배송 지역을 확대하기 위한 물류센터에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쿠팡은 "풀필먼트와 물류센터를 건설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배송 시간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겠다"고 밝혔다.
◇유기농 매장 인수한 아마존처럼…쿠팡도 오프라인 진출할까오프라인 매장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17년 유기농 식품 전문매장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한 아마존을 롤모델삼아 오프라인 매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매각설이 돌고 있는 홈플러스가 적절한 대안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아마존이 미국 전역에 450개 매장을 가진 유기농 매장을 인수한 것처럼 쿠팡도 충분히 오프라인 매장을 인수할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법석 쿠팡 창업자. 쿠팡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30%를 장악한 쿠팡이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할 경우 이커머스는 물론 유통업계 전반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를 만나 네이버 플랫폼과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결합을 논의하며 반 쿠팡 연대를 구축했다.
또 아마존과 손을 잡은 11번가는 올해 대대적 공세를 예고하며 반격을 준비중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할지도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실장은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예고하면서 다른 유통업체도 온라인 시장 점유율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쿠팡에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이 주요 과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