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안나경 기자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며칠 동안 혼자 둔 채 지방에 가는 등 여러 차례 아이를 방임한 어머니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내연남이 피해 아동을 추행했다는 혐의도 수사 중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딸을 학대·방임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A(50)씨를 전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9~12월 초등학교 1학년 딸(7)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지방에 있는 내연남을 만나러 가면서 아이를 며칠 동안 집에 혼자 두는 등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딸과 관련된 신고는 지난해 3차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 8월 말쯤 "내연남이 딸을 성추행했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참고인 조사 요청에는 응하지 않아 경찰이 초기 수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신고 이후 내연남과 딸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은 것도 '정서적 학대'라고 봤다.
한 달 뒤인 9월쯤에는 A씨의 딸에게 추행 피해 사실을 전해들은 주변인이 '아이가 A씨의 내연남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A씨가 딸을 홀로 두고 여행을 갔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A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했다.
황진환 기자
경찰은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지난달 A씨와 딸을 임시분리했다. 피해 아동은 현재 아동보호시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 내연남과 더는 교제하지 않는 상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내연남의 추행 의혹을 별도로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13세 미만 아동인 주요 사건이라 사건을 이송받았다"며 "관련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달에 받는 기초생활수급비 100여만 원 가운데 일부를 중국에 있는 다른 자녀들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은 피해 아동의 영양 상태에 큰 문제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경제적 방임 혐의는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