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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조병규, 소문 덕에 경이로움을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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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소문 역 배우 조병규 ①
경이로운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 소문 역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릴 적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한쪽 다리를 다친 소문(조병규)은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만화가 좋고 친구들과 공모전에 나가는 게 목표다. 평범하던 그의 삶에 어느 날 '융인'이라는 존재가 찾아와 뜬금없이 '악귀'를 잡으란다. 그때부터 소문은 현실과 사후세계를 넘나든다.

특별한 선택을 받아 악귀를 때려잡는 히어로가 됐지만 영화 속 아이언맨이나 슈퍼맨처럼 엄청나게 달라진 건 아니다.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 신체 능력과 악귀를 감지하고 융의 땅으로 소환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능력이 전부다.

100% 폴리에스테르 추리닝을 입고 마스크까지 쓰면 고등학생에서 일명 '카운터'로 나름 변신할 수 있다. 소문에게는 멋진 수트도, 최첨단 무기도 없다. 대신 소중한 동료 카운터 가모탁, 도하나, 추매옥이 있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티저 포스터. OCN 제공

 

OCN '경이로운 소문'이 경이로운 시청률 기록을 세우며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에는 바로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도 있다. 생활 밀착형 히어로들의 활약, 여기에 평범하던 고등학생이 카운터가 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경이로운 마음과 성장을 보인, 소문 역을 맡은 배우 조병규 역시 이번 작품으로 믿고 보는 배우, 스타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는 "배우 조병규가 지칠 때 돌아보고 '다시 일어날 수 있어'라고 외쳐줄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 됐다"며 의미를 전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만난 조병규로부터 '경이로운 소문'과 소문의 경이로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스틸컷. OCN 제공

 

◇ 조병규, 동명 인기 웹툰 속 주인공을 현실로 소환하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경이로운 소문'은 OCN 개국 이래 첫 10% 시청률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작품이다. 악귀와 대결하는 카운터즈의 활약, 주인공 소문의 성장이 주된 내용인데 현실에 발붙인 '한국형 히어로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이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소문이의 성장 과정을 향한 응원"을 꼽았다.

그는 "'경이로운 소문'은 소문이 경이로운 소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소문은 카운터로 순탄하게 커 가지 않고 미성숙한 소년으로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며 "그때마다 시청자들도 보호자처럼 소문이에게 '그러면 안 돼' '할 수 있어' '장하다'라며 응원해주셨다. 그런 게 결과적으로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조병규 역시 이러한 소문의 성장을 그려내기 위해 아픈 과거를 지닌 소문,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소문 등 성장 단계별로 인물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유약하면서도 낙천적인 고등학생이 악귀에 잡힌 부모를 소환하기까지 전체적인 시퀀스에서 소문을 어떻게 보여줄지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웹툰 원작에 바탕을 둔 캐릭터인 소문이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조병규는 "가장 어려웠던 건 소문이의 판타지스러운 성격이었다. 만화적인 요소를 챙겨가면서도 현실감을 부여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 소문 역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조병규를 부끄럽게 만든 소문이의 경이로운 능력

드라마 속 소문은 초반에 어릴 적 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쳐 걷는 데 불편함을 보인다. 이후 카운터로 발탁되며 추매옥에게 치료받아 전까지는 절뚝이며 걸어야 했다.

조병규는 초반의 소문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이해해 보고자 2주간 지팡이를 짚고 강남 거리를 누볐다. 그는 2주의 시간을 보내며 겪은 일에 관해 짤막하게 들려줬다.

"20~30분이면 다니는 거리가 1시간 반~2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정말 고되고 어려운 일이었어요. 한 번은 길을 가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어쩌다 다리가 저렇게 됐대'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노파심에 해주신 말씀인데, 그 말 또한 상처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소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시발점이 됐어요."

그는 이후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노력이 필요했다"며 "그 시선을 이해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스틸컷. OCN 제공

 

사실 '경이로운 소문'에서 소문을 경이롭게 만드는 요소는 땅을 불러오는 등의 능력만이 아니다. 소문은 신체에도, 마음 한구석에도 깊은 상처를 지녔지만 과거와 트라우마에 눌리지 않고 낙천적인 성격을 지킨 인물이다. 남을 보듬을 줄 알고, 불의를 참지 않으며, 잘못을 용서할 줄 아는 용기를 지녔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 시간 소문을 지켜봐 온 조병규는 소문이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개인적으로 나는 약자를 위해 소리치며 정의를 대변해 본 적이 없고 겁도 많다"고 고백했다.

"저 스스로 정의롭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오히려 소문이의 성격에 회의가 있었죠.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그 친구가 항변하는 걸 마주하며 어리고 트라우마가 있음에도 낙천적으로 잘 자랐다고 생각했어요. 무너질 법한 순간이 와도 끊임없이 다시 일어나는 동력이 존경스러울 정도로 경이롭더라고요. 카운터 소문이의 초월적인 힘보다 더 경이로운 순간이죠. 소문을 보며 인간 조병규가 연기하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한 순간이 많아 부끄러웠어요."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스틸컷. OCN 제공

 

◇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역할, 소문

소문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만큼이나 시청자들을 '경이로운 소문'으로 이끈 건 생활 밀착형 히어로들의 시원시원한 액션이다. 모바일 무비 '독고 리와인드'를 통해 액션을 선보인 바 있는 조병규는 이번 작품에서도 카운터로서 남다른 액션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그는 "'경이로운 소문'의 액션신은 항상 내가 머릿속으로 그렸던 액션 시퀀스보다 더 화려하고 멋있고 감정이 담긴 액션이었다"며 "어떤 한 장면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액션신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악귀를 융으로 소환하기 위해 소문은 가모탁, 도하나, 추매옥과 한 팀을 이뤄 중진시 이곳저곳을 누빈다. 조병규는 함께한 '카운터즈'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유준상 선배님은 '경이로운 소문'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너무나 많은 역할을 수행하셨다"며 "현장의 대들보로서 어려운 지점,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셨고 덕분에 많이 배웠다. 연기 베테랑으로서 품격이 돋보여 한결 부담을 덜었다"고 이야기했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스틸컷. OCN 제공

 

추매옥 역의 염혜란에 대해 조병규는 "염혜란 선배님과 다섯 작품을 같이 했는데 한 번도 같은 장면 같은 컷에서 호흡을 나눌 수 없어 아쉬웠다"며 "멀리서 뵀을 때도 '연기 교본'이라 말할 정도로 연기를 정말 잘하셨다. 같은 신에서 호흡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원 없이 소통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세정 배우는 정말 다재다능하다. 한 분야에만 그 능력치가 들어있는 게 아니라 골고루 능력치가 들어가 있다"며 "동갑인 입장에서 부럽고, 또 의지를 많이 했다. 그 친구의 열정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행복한 현장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카운터즈를 위험에 몰아넣으며 극의 긴장을 더한 악귀와 카운터즈의 든든한 조력자 융인을 향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조병규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해 장면을 만들어냈고, 최선의 장면을 도출해냈다"며 "모두와 함께한 순간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주인공 소문 역 배우 조병규.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힘들고 어려운 시기, 통쾌함 전달한 소문

'경이로운 소문'은 16회를 이어오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통쾌함을, 때로는 감동을 전했다. 조병규는 소문으로 보낸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부모님과 재회한 장면이 가장 만족스러우면서도 가장 아쉬운 장면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원작 웹툰 팬들도 그렇고 드라마 팬들도 소문이가 부모님을 재회하는 시간을 굉장히 많이 기다리셨을 것 같다"며 "그 신을 준비할 때는 나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마음 절절한 대사가 많았다. 그 상황 자체에 놓인 소문이가 안타까워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조병규는 "해당 장면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성장한 모습의 소문이면서도 동시에 1화 때 소문이보다 더 많이 무너진 소년 소문이를 그려내고 싶었다"며 "소문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준 위겐 선생님, 소문이의 소년 동화가 될 수 있게끔 해준 엄마 아빠 역할을 맡은 선배님, 많은 스태프가 그 신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아픔을 간직한 채 밝게 웃었던 소문은 부모를 만나며 비로소 상처를 훌훌 털어낸다. 그 따뜻함은 '경이로운 소문'과 주인공 소문이 시청자들에게 준 위로 중 하나다.

"요즘 많이 힘든 시기이고,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우울감에 침잠될 때가 많잖아요. 권선징악과 사이다 지점이 많은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마음속 답답함을 드라마로나마 풀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메시지가 조금이라도 전달됐기에 시청자들께서 많은 사랑을 주신 게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봅니다."(웃음)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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