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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자금‧후궁‧조선족" 국민의힘 '휘청'…중진까지 나선 '野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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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두 달 앞두고 당내 인사들 연이은 실언에 지지율 흔들
'조선족' 논란 오세훈에 '후궁' 발언 조수진…'불법자금' 언급 이언주
지도부, '가덕도 공항' 오락가락 파장…다음달 1일 부산서 종합대책 매듭
野 단일화 작업 교착 상태…김종인, 당내 중진들과 연석회의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당내 인사들의 연이은 돌출발언과 당 지도부의 오락가락 행보 등으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 당내에선 지난해 4월 총선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오세훈·이언주·조수진, 막말·혐오 발언 논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윤창원 기자

 

오는 4월 보궐선거의 여야 당내 경선 윤곽이 잡힌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선 혐오발언과 실언 등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 전 시장은 지난 27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 지난 총선 당시 광진을 지역구 상황과 관련해 "그 지역이 특정 지역 출신이 많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며 "조선족 귀화한 분들 몇 만명이 산다. 90% 이상 친(親)민주당 성향"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발언이 특정 지역과 민족 등에 대한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은 오 전 시장을 향해 "제1야당 후보가 가진 지역 혐오, 세대 혐오, 민족 혐오의 민낯을 봤다"고 비판했다.

부산시장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는 이언주 전 의원도 '불법 정치자금' 언급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예비후보 시절에도 한 달에 족히 수억원은 든다"며 "그 자금은 후보자 개인이 다 충당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게 공짜겠냐"라고 말했다.

경선 과정이 사실상 '돈 선거'와 다름없다는 이 전 의원의 고발성 의혹 제기였지만 여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민주당은 이 전 의원이 폭로한 불법 정치자금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 공세를 폈다.

이언주 전 의원과 조수진 의원. 윤창원 기자/황진환 기자

 

조수진 의원도 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대 비판 후 논란이 커지자 결국 사과했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고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거론하며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당내 한 재선의원은 30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점잖은 이미지인 오 전 시장은 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당 전체가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지지율…野 단일화 논의 나선 중진들

국민의힘은 당초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한 민심 이반을 기대했지만, 정당 지지율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9일 발표한 결과(자체 조사, 지난 26~28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전국 지지율에서 국민의힘(20%)은 민주당(34%)에 뒤쳐졌다. 전주 대비 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했지만, 국민의힘은 3%포인트 하락했다.

부산‧울산‧경남에선 국민의힘(29%)이 민주당(22%)를 앞섰지만, 지난주 양당의 격차(14%포인트)에 비하면 7%포인트나 좁혀진 셈이다. 서울에선 민주당이 34%로 국민의힘(23%)을 10%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힘겨루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막말과 혐오 발언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부산 지역 예비후보들과 결이 다른 발언을 하면서 지역 민심이 흔들리자, 당 지도부는 다음달 1일 부산을 전격 방문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하는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논란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교착 상태인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는 당내 중진의원들이 직접 나서는 분위기다. 당내 중진의원들은 다음달 1일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주재 회동에 이어 이틀 뒤인 3일엔 김 위원장과 연석회의를 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여전히 당내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오는 3월초 이후에야 안 대표와 단일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중진의원들은 본경선 직전인 다음달 5일쯤에라도 안 대표가 합당 내지 입당 의사를 밝히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안 대표가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하겠다는 의사만 보이면 우리당도 거부할 명분이 없지 않겠냐"며 "입당이든 합당이든 안 대표가 정치적 선언을 해주면 김 위원장도 아마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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