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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핵심 이종필 1심 징역 15년·원종준 징역 3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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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라임 마케팅 본부장, 집행유예 선고
재판부 "무책임한 펀드 운용으로 '환매 중단 사태' 야기"

간담회장의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라임 펀드의 부실을 은폐하고 판매를 이어간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범행에 가담한 원종준 전 라임 대표이사와 이모 마케팅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3년,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사장과 원 전 대표 등의 선고 공판을 열고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40억원, 14억 4천만원 상당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원 전 대표는 징역 3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고, 이모 마케팅본부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이 투자한 해외무역금융 펀드 가운데 하나인 IIG 펀드의 심각한 부실 발생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모자 펀드 구조화를 통해 IIG 펀드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지 않던 17개 펀드에도 부실이 발생하도록 해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 다른 투자자의 이익을 도모했다.

이 전 부사장은 환매대금을 확보할 목적으로 약 2천억원 상당의 무역금융펀드를 설정 판매해 소위 '돌려막기식 운영'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리드가 발행한 전환사채 약 350억원 상당을 인수하고 그 대가로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의 금품을 챙겼다. 미공개 주요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시장 거래 정지 직전, 라임이 보유하고 있던 지투하이소닉 주식 전량을 매도해 11억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라임 환매 중단 사태의 주된 책임이 이 전 부사장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은 사모펀드 업계 1위였던 라임의 최고 운용책임자로서 수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자기 권한하에 운용했다"며 "금융투자업 종사자로서의 청렴 의무를 저버렸고,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해 라임에 발생한 손해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전가하는 등 무책임한 펀드 운용으로 '라임 환매 중단 사태'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라임 사태의 주된 책임은 피고인이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라임 해외무역금융 펀드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고 그 대가로 외국 회사에 약속어음을 받았으나 무역금융 펀드 유동성이 더 나빠졌다. 사건 변론종결 당시까지 약속어음으로 발생한 이익이 전혀 없다"며 "장래 약속어음 이자 및 원금이 지급될지도 알 수 없다. 피고인과 라임을 신용해 펀드에 가입한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익을 고사하고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해 개인적·사회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이 1차 구조화 이전에 IIG 펀드가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했다고 결론냈다.

이 전 부사장 측은 문제의 무역금융 펀드가 신한금융투자가 펀드 설정·판매·운용을 모두 주관한 OEM 펀드라는 취지로 주장해왔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전 부사장은 (신한금투) PBS 사업부 등과 공동의 이익을 위해 라임에 무역금융 펀드를 설정한 것으로 보일 뿐, 라임이 외양만 제공한 소위 OEM 펀드라고까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사장은 2017년 3월부터 직원들과 함께 출장을 다니며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라임 직원들과 (신한금투) PBS 직원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수시로 무역금융 펀드 판매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아 은밀한 소통을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원 전 대표이사와 이모 마케팅본부장이 이 전 부사장의 범행에 가담한 것은 맞지만, 범행에 가담한 부분이 소극적이거나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원 전 대표와 이모 마케팅본부장은 2019년 2월 11일경 IIG 펀드 부실과 이 전 부사장이 해외무역금융 펀드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려 한다는 점을 알고도 이 전 부사장의 범행을 막지 않고 신규 펀드 발행에 참석하거나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원 전 대표는 2019년 2월 14일 이와 관련해 업무처리란에 서명, 결재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라임 사태. 그래픽=고경민 기자

 

재판부는 "IIG 펀드 기초자산 손실은 IIG 자체 운용 문제로 발생한 것일 뿐, 원 전 대표가 그에 관여한 바는 없다"며 "허위 펀드 설정 및 판매는 이종필 전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시행한 것으로 보이고, 원 전 대표가 범행에 가담한 부분은 소극적이거나 제한적"이라고 봤다.

다만, "원 전 대표가 가담한 범행으로 설정 판매된 무역금융펀드 금액이 1440억원에 이른다. 라임은 이들 중 대부분에 대해 환매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을 이용해 이 같은 행위가 위법하지 않은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는 아닌지 등을 살피지 않은 채 신규 펀드를 설정 판매했고, 펀드 지분 매각을 위한 외국로펌 자문계약을 결재해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모 라임 마케팅본부장에게는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그 역시 2019년 2월 11일경 IIG 펀드 부실등을 알고도 허위 펀드 제안서를 마케팅에 반영하는 등 이 전 부사장의 범행에 가담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가 펀드 운용에는 관여하지 않은 점, 운용 내용에 취득한 정보도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가운데 3개 펀드에 대한 환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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