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났다. 양사 모두 유통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인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네이버도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신세계와 네이버를 각각 이끌고 있는 수장들이 만난 만큼 어떤 식의 협력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28일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찾아 이 GIO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도 참석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포괄적인 수준에서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한 만남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거나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온·오프라인 강자인 양측의 만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손을 잡으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측은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신세계 온라인통합몰인 쓱닷컴은 지난해 거래액 4조원, 네이버쇼핑의 경우 29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이마트의 연간 매출이 연결기준 20조원을 넘어서는 등 오프라인에선 신세계는 롯데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유통시장의 중심축이 최근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쿠팡과 네이버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지분 맞교환, 11번가와 아마존의 협력 등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처럼 직매입해 물건을 판매하는 구조가 아닌 거래 중개 업체인 네이버 입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상품 등 유통 분야 콘텐츠를 대거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21일에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신세계그룹이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카드로 네이버와의 협력은 충분히 고려할만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적극적인 제휴를 펼쳐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수장 간의 만남이 있었던 만큼 신세계그룹과도 구체적이고 구속력이 있는 방식의 동맹 수준의 제휴가 이뤄지지 않겠냐"며 "온라인, 오프라인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두 회사가 만나면 업계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