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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와우·네이버 플러스 누르는 정용진의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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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아마존, OTT 서비스로 충성 고객 '락인'… 구독경제 서비스 치열
신세계, 회원제 대신 '스포츠' 선택하며 제3의 길로…충성도 높은 야구팬 '공략'
정용진 "야구장과 놀이공원도 대형마트의 경장자"…스포테인먼트로 새 먹거리 '사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NOCUTBIZ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즈의 새 구단주가 되면서 프로야구단의 인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26일 인수비용 1천350억원으로 SK와이번즈를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즈 지분 100%를 인수하며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과 프론트 전원 고용 승계했다.

이번 SK와이번즈 인수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측은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 왔다"며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 상호간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정용진은 왜 코로나 시국에 적자인 야구단을 인수했을까

대체로 프로 스포츠단은 수익성이 크지 않다. SK와이번즈의 지난 2019년 매출액은 561억원에 영업적자 6억 2000만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입장 수입이 제로에 가까웠던 지난해 적자폭은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 야구단의 연간 운영비가 400~5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투자금 이외에도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단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진 이유는 유통가의 '충성고객' 모시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게 '다른 경험, 다른 전문성,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는 '틀을 깨는 변신'을 주문하며 "식품, 의류, 가전 같은 기업은 물론이고 주말에 우리의 잠재적 고객을 흡인하는 야구장과 놀이공원도 신세계그룹의 경쟁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유통사들은 색다른 구독 서비스를 제시하며 충성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쿠팡은 월 2900원의 '와우' 멤버십을 통해 새벽 배송은 물론, 동영상 컨텐츠 시청이 가능한 OTT 서비스인 '쿠팡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월 4900원의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해 6개월만에 가입자 250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SSG닷컴 등 이마트는 별도의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외국계 유통사인 트레이더스와 달리 연회비가 없는 비회원제로 운영된다. 네이버와 쿠팡 등 이커머스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트만의 '충성' 고객 확보가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인 것.

그리고 정용진 부회장은 이 해답을 '야구'에서 찾았다.

◇스포츠팬 '로열티'로 고객 '락인'…SK와이번즈 팬들도 "마트는 이마트만 이용"

팬층이 두터운 야구단은 다양한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모바일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고, 게임과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히 진행한다.

그동안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성을 고민해 온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통합이 가장 잘 진행되고 있는 프로야구단이 신세계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결합하는'올라인(al-line)'전략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신세계 관계자는 "두터운 야구팬층이 온라인 시장의 주도적 고객층과 일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쿠팡과 네이버같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이마트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벌써부터 SK와이번즈 팬카페에서는 '이제 마트는 이마트만 이용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충성 고객 확보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프로야구의 질적·양적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야구장 밖에서도 '이마트의 팬'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신세계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출범과 관련된 실무 협의를 마무리하고 오는 4월 개막하는 2021 KBO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창단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한 신세계는 시즌 개막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단 이름과 캐릭터 등도 조만간 확정하고 3월 중 정식으로 출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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