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미국 방문 계획을 추진했지만, 현지 코로나19 사정 등으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사면 논란' 등으로 여론조사에서 다소 주춤하는 이 대표에게 방미가 일종의 '반전카드'가 될 수 있었던 만큼 이 대표측에서는 상당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 與 대표단. 지난해 말부터 방미 추진했으나 무산24일 CBS노컷뉴스의 취재 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낙연 대표 측은 지난해 말부터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날짜에 맞춰 방미 일정을 추진 중이었다. 대표단은 2월에 중국과 일본도 방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근 워싱턴DC 의사당 점거사태 이후 미국 연방의회 의원 60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등 현지에서 돌발 상황이 속출하자 민주당 대표단 방미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해 말부터 방미 논의가 있었는데 계획 자체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방미 무산은 큰 아쉬움이다. 올 초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 정상들을 만나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주자다. 내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권·당권 분리 규정에 따라 오는 3월 9일 이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사실상 이번이 당 대표 신분으로 직접 해외 정상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사면 논란' 등도 영향 가능성…광주·부산 돌며 선거모드 돌입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최근 '사면 논란' 등으로 상처를 입으면서 방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사면 논란으로 이 대표가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방미 무산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예상만큼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당 대표가 자리를 비우는 게 부담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박주민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영선·우상호' 양자대결로 경선을 치르게 돼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방미 등 해외 일정이 무산된 이 대표는 대신 지난 18일 민주당의 심장부인 전남 광주를 찾아 텃밭 다잡기에 나섰다. 지난 21일에는 4월 시장 보궐선거가 예정된 부산을 찾아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는 등, 본격적인 선거모드에 돌입했다. 이 대표로서는 자신의 임기 중에 경선을 통해 결정된 후보가 4월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이 더 위협받을 수밖에 없어 전력을 다해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