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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재해" 호안 공사 차일피일하다 또 월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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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만 오면 파도에 침수' 부산 남천마리나·호안도로
지난해에도 탄성 포장 파손 등 피해로 복구비만 9천500만원
주민들 "수년 전 재해 예방 약속했지만 일부만 공사" 주장
부산시·수영구 "오래 전 일이라 당시 공사 계획이 있었는지 확인 어렵다"

지난해 태풍으로 파손된 부산 수영구 남천동 호안산책로. 부산 수영구 제공

 

수년 전 태풍으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부산 수영구의 한 해안시설에서 지난해 또다시 태풍에 의한 월파 피해가 발생했다.

지역에서는 부산시 등이 대대적인 보강 공사를 약속해놓고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아 자연재해 위험이 여전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부산 남천어촌계와 수영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부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해안가를 중심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남천마리나 인근에 설치된 남천어촌계 컨테이너 사무실이 파도에 떠밀려 파손되는가 하면, 침수까지 발생해 각종 집기류가 손상됐다.

주민들이 활용하는 소규모 해안공원과 체육시설물도 파손되거나 녹이 슬었고, 길이 800m에 달하는 산책로도 탄성 포장 곳곳이 벗겨지는 등 파손이 발생했다.

수영구는 피해가 발생한 다음 달부터 3개월 동안 9천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벗겨진 탄성 포장과 각종 시설물을 재정비하는 등 복구 작업을 벌였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일대 테트라포드. 송호재 기자

 

지역에서는 이런 월파 피해가 매년 반복되는 예견된 일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남천마리나 관계자와 지역 주민 등은 태풍에 의한 피해가 반복되자 지난 2015년 부산시 등 관계기관에 재난·재해 예방 사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부산시와 수영구는 2016년 예산 6억원을 확보해 남천마리나 계류장부터 건물 앞까지 170m 구간에 걸쳐 테트라포드 확충 등 재난 예방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사업은 민원이 제기된 남천마리나 일대 호안에서만 진행됐고, 주민들이 자주 찾은 호안도로와 해변 공원 등은 이후 상황에 따라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후 5년 동안 테트라포드 확충 등 관련 사업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또다시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지역 주민들 주장이다.

남천어촌계 관계자는 "몇년 전 태풍 때문에 심한 피해가 발생한 뒤 복구 작업과 함께 월파를 막기 위한 방파제 공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공사는 불과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테트라포드 확충 공사를 하지 않은 부분은 지난해 또다시 파도가 덮쳐 피해를 당했다. 막을 수 있는 피해를 방치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와 수영구 등 관계기관은 오래 전 진행한 사업이라 당시 사업 계획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침수가 발생한 구간에 대해서도 애초 재해 예방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있었는지는 서류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남천마리나 일대는 공유수면으로 시에서 관리하는 게 맞지만 테트라포드 확충 등 연안 시설 정비는 소관이 아니다"라며 "수영구에 예산을 지원한 사실을 확인되지만, 당시 피해 상황이나 대응 사업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자료를 찾아보니, 2016년 당시 남천마리나 호안 정비 사업으로 테트라포드가 유실된 구간에 대해서만 공사를 진행했다"라며 "해변공원이나 산책로에 대해서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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