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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구도 흔들리고 이재명은 '마이웨이'…심상찮은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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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경기도당 소속 의원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 회동
박정 경기도당위원장 "3~6개월마다 당정협의회 하기로"
이 지사,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정…'속도조절' 주장한 당과 대치
당에선 이 지사 '마이웨이식' 행보가 '원팀' 해친다는 우려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로 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본격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을 전 도민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하는 등 당 지도부의 '속도조절' 주문에도 '마이웨이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 내 차기 대권 양강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경기도당 소속 의원 7명은 지난 18일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이 지사와 만났다. 박정 경기도당위원장은 20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당정협의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시적 모임이 아닌 정책 기반 분기별 정기 모임을 결성한 셈이다.

경기도당 의원들은 지난해 12월에도 박 위원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지사의 공관에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도당과 도지사가 정기적으로 협의회를 갖는 게 이례적인 만큼, 당 내에서는 유력 대권 주자인 이 지사에 대한 호응도가 커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낙연) 열풍 속 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이낙연 대표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대세'였다. 이후 이 지사가 재난지원금 논쟁을 선점하면서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그 사이 이 대표는 이른바 '추·윤 갈등', '사면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엔 같은 호남 출신인 민형배 의원이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하는 등 호남 민심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에는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모양새다.

이 지사의 달라진 위상은 최근 재난지원금 이슈를 대하는 그의 행보에서도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가 재난지원금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이 지사는 19일 사실상 전 도민 지급 방침을 정해버렸다. 재난지원금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설 연휴 전 지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는 일단 방역 상황을 보고 판단하자는 여당 지도부 입장과 대치되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충돌은 이미 한 차례 빚어졌다. 이 지사가 전 도민에게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지난 13일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방역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이 지사를 사실상 저격했다. 이에 이 지사는 다음날 "우리 국민 여러분에게 보편적인 지원을 하면 그 돈을 쓰러 철부지처럼 몰려다닐 거라는 생각 자체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맞받아쳤다.

당 지도부를 포함한 여권에서도 이 지사의 '마이웨이식' 행보가 민주당 '원팀' 분위기를 해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현재 구심점이 없는 정치적 공황 상태를 이용해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며 "사실상 이 대표가 선명성 경쟁에서 이 지사에 졌다는 평가가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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